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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9회 철학주간 2007 미네르바의향연

    2007-11-02 10:26:20
  • 작성자철학과 () 조회수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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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9회 철학주간 2007 미네르바의향연

    제주대학교 철학과에서는 ‘철학의 대중화와 대중의 철학화’를 위해 1999년 이래로 매년 ‘철학주간’을 선포하여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미네르바의 향연’이라는 잔치를 펼쳐왔습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아래와 같이 제9회 철학주간 2007 미네르바의 향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주제: 평화의 철학

    일시: 2007년 11월 7일(수) ~ 9일(금)
    장소: 제주대학교 법정대학 중강당, 인문대학 세미나실
    주최: 제주대학교 철학과
    행사: 철학토론회, 철학강연회, 철학영화제,
    철학연극제, 철학가요제, 철학독후감대회시상식

    모시는 글

    올해로 9회 철학주간 2007 미네르바의 향연을 맞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제주도의 화두는 ‘평화’였습니다.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기에, 철학도들이 좀더 냉정하게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였습니다.
    2007년 미네르바의 향연의 주제는 ‘평화의 철학’입니다. 제주대학교 철학도들이 ‘평화’를 주제로 철학토론을 하고, 철학연극을 공연합니다. 그리고 4년째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생명평화탁발순례’를 펼치고 계신 도법 스님을 모시고 ‘생명평화의 세계관과 우리의 삶’에 대해서 철학강연을 듣기로 하였습니다.
    제주대학교 철학도들이 펼치는 철학토론과 철학연극, 그리고 저명인사의 철학강연은 ‘미네르바 향연’의 꽃입니다. 다음과 같이 잔치를 벌이오니 많이 오셔서, ‘평화’에 대해서 보고 듣고 느껴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대학교 철학과 학과장 윤용택 드림

    다 음


    철학토론회
    일시 : 2007년 11월 7일(수) 오후 4시 - 6시
    장소 : 제주대학교 인문대 세미나실
    주제 :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

    철학강연회
    일시 : 2007년 11월 9일(금) 오후 2시 - 4시
    장소 : 제주대학교 법정대 중강당
    주제 : 생명평화의 세계관과 삶의 철학
    강사 : 도 법 스님 (전 남원 실상사 주지, 생명평화탁발순례 단장)

    철학연극제
    일시 : 2007년 11월 9일(금) 오후 5시 - 7시
    장소 : 제주대학교 법정대 중강당
    제목 : 아벨만의 재판 (이근삼 원작, 강종화 연출)

    철학영화제
    일시 : 2007년 11월 7일(수) - 9일(금)
    장소 : 제주대학교 인문대 세미나실
    제목 : ① 피아니스트 (감독 로만 폴란스키) : 7일[수] 오전 11시
    ② 쉰들러리스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8일[목] 오후 1시
    ③ 웰컴투동막골(감독 박광현) : 9일[금] 오전 10시


    연락처 :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064-754-2750)
    <저명인사초청 철학강연회>


    주제 : 생명평화의 세계관과 삶의 철학

    강사 : 도 법 스님
    (전 남원 실상사 주지, 생명평화탁발순례 단장)

    일시 : 2007년 11월 9일(금) 오후 2시 - 4시
    장소 : 제주대학교 법정대 중강당


    <생명평화탁발순례>와 도법 스님

    나는 오래 전부터 길 떠나는 꿈을 꾸어왔다. 오늘은 생명평화의 탁발순례를 떠나는 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반도에 생명평화의 문화가 일상적 삶의 문화로 자리잡길 꿈꾸며 순례의 길을 떠나려고 한다. 21세기 지구촌이 생명평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멋진 사회가 되길 꿈꾸며 순례의 길을 나서려고 한다.

    꿈은 함께 꿀 때 현실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높은 이상을 향하여 열정을 바치려는 멋진 친구를 만나고 싶다. 아름다운 꿈을 함께 꿀 좋은 친구와 술잔이라도 나누고 싶다. 친구들과 꿈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그 ‘공동선’에 썼던 길 떠나는 꿈 이야기를 간추려본다.

    너도나도 길 떠나는 사람들이다. 어제도 오늘도 우리는 길 떠나는 나그네들이다. 올해 내가 떠나야 할 길은 어떤 길일까. 사실 닥치는 대로 길 떠나는 삶을 살아온 것이 지금까지의 내삶이었다. 그동안은 이익과 승리만을 좇아왔는데, 올해는 체념하고 포기하는 길을 떠나려고 한다. 붙잡고 있었던 것들을 비우고 버리는 길을 떠나볼까 싶다. 포기하고 버리는 길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그 길을 떠나고자 한다. 깨달음이라는 환상을 좇아 온 그간의 삶을 포기할 작정이다. 훌륭한 수행자라는 허상을 좇아 온 벅찬 꿈을 접기로 했다.

    미워하지 않으면 편안해진다는 단순한 진리의 길을 가고자 한다. 나누면 여유로워진다는 명료한 진리의 삶을 살려고 한다. 부처 짓 하면 부처 된다는 불교의 진리를 지금 여기에서 당장 살아보려고 한다. 이 정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모색하고 모색한 끝에 만난 친구가 생명평화이다. 깨달음도 접고, 부처도 내려놓고, 수행도 포기하고 붙잡은 화두가 생명평화이다.

    그런데 지금 생명평화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진정 생명평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므로 생명평화를 구걸하기 위해 부처와 선재를 흉내내어 탁발순례의 길을 걸으려고 한다.

    생명평화를 탁발하기 위해 온갖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농부도 상인도 사장도 실업자도 장관도 주정뱅이도 목사도 신부도 교무도 스님도 만날 것이다. 술집도 가정집도 관공서도 언론사도 성당도 교당도 교회도 절도, 굿 당도 찾아 갈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탁발할 것이다. 밥도 빌고, 돈도 빌 것이다. 땅도 빌고, 마음도 빌 것이다.

    “누군가가 굶주려서 생명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밥을 나누어 주십시오. 누군가가 이해받지 못하여 생명평화를 잃었습니다. 당신이 이해의 마음을 나누어 주십시오. 누군가가 만들어낸 사회모순 때문에 생명평화가 상처받았습니다. 당신이 사회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누군가도, 당신도 함께 생명평화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이 사람을 만나서도 탁발하고, 저 사람을 만나서도 탁발할 것이다. 이곳에 가서도 탁발하고, 저곳에 가서도 탁발할 것이다.

    사람 사람마다 이해와 보살핌을 나누는 능력의 일인자가 되도록 이해와 보살핌을 탁발할 것이다. 작업 현장들이 나누어주고 헌신하는 데 앞장서는 삶의 현장이 되도록 나눔과 헌신을 탁발할 것이다.

    마침내 이해와 보살핌의 따뜻한 기운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가득차 넘칠 것이다. 나눔과 헌신의 넉넉함이 우리 사회의 강물을 이룰 것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멋진 일에 인생을 거는 멋진 젊음이 그립다. 위풍당당한 젊음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신나겠다. 2004년에는 멋진 친구와 함께 하는 멋진 한 해가 되길 간절히 꿈꾸며 길을 떠나려고 한다.

    (경향신문 2003년 12월 도법 스님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