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에 방영되었던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을 기억하시는지요? 스웨덴으로 입양된 그녀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국가의 지원을 받고 아이를 양육하고 있었습니다. 티비를 보면서 ‘한국 사회에서 저렇게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가족중심적인 한국사회에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선택입니다. 호주제가 새로 개정되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남편 없이 자신의 성을 물려주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의 비혼모들은 아주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혼모들의 등장은 여성들이 단순히 출산하는 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관계를 주도하며 스스로 출산을 선택하고 양육을 하는 주체로 등장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여성들이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헤쳐 나가야 할 고난이 너무 많습니다. 호주제가 바뀌었지만 우리 의식은 부계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아이 아버지로부터 양육비는 거의 기대하지도 않고,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국가의 지원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고요.
이번 달은 이들, 비혼모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비혼모들의 선택을 지지하고, 어떻게 하면 그녀들이 힘을 받고 살아갈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을 갖고 꼭 참가해주시기 바랍니다.
2007년 11월 1일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김경희
○ 내용
증 언 : 제주에서 비혼모로 살아가기
주제발표 : 비혼모의 가족을 구성할 권리 / 송다영(인천대 사회복지학과)
○ 일시 : 2007년 11월 10일(토요일) 오후 2시 - 4시 30분
○ 장소 : 참사랑문화의 집
○ 참가비 : 무료
○참가문의 : 제주여성인권연대 사무처 ☎ 723-5004
jejupeacemak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