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의 유교사상가인 맹자(孟子)의 이야기입니다. 맹자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 세 번 이사를 하였다는 바로 그 주인공이지요.
맹자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혼의 어느 날, 아내의 방에 인기척도 없이 불쑥 들어갔습니다. 이때 아내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고 있었는데 맹자는 그것이 불쾌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요즈음 같아서야 아내의 벌거벗은 몸을 보면 사랑스럽다고 한번 쯤 안아 줄 수도 있었겠지만 그 시절이 어느 때인데 어림이나 있었겠습니까?
맹자는 이때부터 아내의 방에 가지 않았습니다. 졸지에 신혼에 동침거부라는 날벼락을 맞은 맹자의 아내는 기가 막혔지만 하늘같은 남편은 그 뜻을 버리지 않고 있으니 얼마나 애가 탔겠습니까?
이를 안 어머니가 아들을 불러 “너의 아내가 무례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문을 연 네가 무례한 것이다”라고 타일렀습니다. 옷을 벗고 입는 일상적인 일에 화를 낸 맹자는 크게 반성하였다는 얘기 입니다.
지난 대선에 우리는 양치기 소년의 사기에 걸려 가슴이 참담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소위 검증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일 이번에 실수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스스로 불러들이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옷을 벗고 입는 일처럼 자연스런 검증문제에 과도하게 핏대를 세워서도 안 되지만, 양파가 되었던 옥수수 껍질이 되었던 그것이 입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벗겨 낼 것은 벗겨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