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위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는 대로 판단하면 될 일을 왜곡 도는 사시(斜視)로 보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 것은 자기중심적 사고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사고에는 오만, 독선, 도취의 부정적 성정(性情)이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금(線)을 그려놓고 금 안의 자기 쪽에 서면 내편이고 금 밖에 서면 적이라는, 단순논리를 옹호하는 비이성적 성격의 소유자지요.
이런 자기중심적 이상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공격적이라는데 있습니다. 악다구니와 삿대질과 우격다짐 등 폭력적이고 파괴적이라는 것을지난 세월에 익히 경험한 바 있습니다.
‘한 방’ 문제를 다시 거론합니다. 잘 아다시피 이회창은 한방에 나가 떨어졌습니다. 노무현 탄핵은 악다구니와 삿대질과 우격다짐의 패거리와 합세한 KBS 정연주의 한방에 맥을 못 추었습니다.
역사는, 그 역사가 제시하는 본질적 메시지는 교훈입니다. 바로 엊그제의 일을 잊어버리고 ‘한방의 브루스’를 중단하라면 이 불쌍한 백성들로 하여금 고통의 늪에서 영원히 잠들라는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지금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에 대한 검증 문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검증 문제를 덮고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이 안된다는 점에서 이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곰 같은 머리에 구원이 없다’는 T,S 엘리엇의 말을 인용 할 필요도 없이 자기중심 사고에 젖어있는 세력이 엄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검증의 중단 요구는 재앙으로 가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엘리엇은 이들의 머리가 곰 같다고 지적합니다.
- 그래서 조금 시끄럽고 못마땅해도 ‘한방의 브루스’는 계속 추어야 합니다. ‘대선, 잔치는 끝났다’의 비극을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