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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동연설회, 죽도 못 쑤고 재가 되었다

    2007-07-24 21:41:17
  • 작성자촌철유감 () 조회수1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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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동연설회, 죽도 못 쑤고 재가 되었다

    촌철유감

    결국 죽을 쑨 게 아니라 밥을 태워 버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만들기 위해 불 때고 뜸을 들였지만 불길이 너무 센 나머지 밥 근처도 못가고 재가 되어 버렸다. 제주도에서 있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 연설회가 과열로 치닫자 모든 일정을 중단키로 한 것이 그것이다.

    경선관리위원회는 누구 잘잘못을 가릴 것 없이 양쪽 모두 머리통을 쥐어박은 형국이 되었다. 아이들 간의 티격태격 싸움도 잘잘못을 분명히 가려 잘못의 원인행위자는 상대측에게 사과를 하도록 하는 것이 교실안의 선생님의 훈육방법이었다. 부모님도 형제들 싸움에 시비를 가려 무엇이 잘못인지를 당사자에게 인식시켜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준법정신을 가르쳐 주는 것이 상례(常例)이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회 라는 이름의 선생님과 부모님은 자신들 편한대로 한대씩 쥐어박고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연설회 중단의 벌을 내림으로써 부모의 도리를 져버렸다.

    하기야 부모로서는 동네 창피한 꼴을 더 보여주기는 싫었을 것이다.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했다는 비난이 몽땅 부모한테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먼저 잘잘못의 회초리를 들어 시비를 가려내 재발을 막아야지, 쥐어박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시작할 때는 가령, 이미 파악되었다는 소란자들의 입장 제한이라던가, 소품반입 금지를 통해 조용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되도록 엄격한 제동장치를 가동시킬 일이다.

    잘못이 없는데도 벌을 받은 아이는 너 때문에 나까지 벌 받는다고 분을 삭이지 못한다. 잘못을 한 아이는 “거봐라, 선생님은 내 편이다”라고 약을 올린다. 이렇게 되면 교실안 풍경은 어떻게 되겠는가.

    밥 타는 냄새로 또다시 동네사람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지 않기 위하여, 경선관리위원회에서 잘 해줄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