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엄혹했던 시절, 운동권 자식을 둔 저명인사들이 전전긍긍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식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면서 무슨 국회의원이고 장관이냐며 힐난하는 소리에 그저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유교사상이 수백 년을 면면히 내려오면서 수신제가(修身齊家)에서의 집안단속은 지위가 높을수록 신경을 쓰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조차 부시의 딸이 어떻고, 프랑스 사르코지의 부인이 어떻다는 둥 여러 가지 말이 많은 것으로 보아, 그 유형과 사례는 다를지라도 자칫 본인에게 누가 되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부부이거나 부자간이라도 엄연히 독자적인 인격체입니다. 부부나 부자지간에 이념이나 추구하는 이상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양보다는 혈연을 중요시하는 동양에서는 가족을 일체화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최근 박근혜 캠프의 모 인사가 취득했다는 상대후보의 문건에 대해 말이 많아졌습니다. 그 모 인사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간에 썩 유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박 후보에게 무조건 모든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또 다른 악순환의 연속일 뿐입니다.
이명박 후보 측도 마찬가지 입니다. 때 만났다 싶어 날을 세울 게 아니라 검찰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대인다운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서로가 눈물을 닦아주면서 자신의 집안 단속을 하면서 눈을 외부의 적으로 돌릴 때 입니다.
지금은 장마철, 온갖 쓰레기, 오물들이 한강 하류로 떠내려 옵니다. 머지 않아 장마가 끝나면 한강물은 자정력(自淨力)을 회복하여 원래의 깨끗한 강이 될 것입니다. 그 강물처럼 순리의 역사가 도도히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