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위 범여권에서는 최종적으로 한사람의 대선주자를 선출하기 위해 이리 줄 세우고 저리 솎아내기 위한 발길들이 바쁘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문제 등 얼키고 설켜있는 상황에서 호랑이가 될지, 빈상(貧像)의 고양이 그림이 될지, 그 궁리가 자못 절정을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李, 朴도 온갖 분칠을 하고 민심,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청중들이 운집해 있는 사진을 보면 모두 한결같이 환호와 박수의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데, 정작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불안한 시선을 내리깔고 있다.
저러다가 깨지는 것은 아닌지, 둘이 함께 주저앉는 것은 아닌지가 불안의 요체인데, 저들의 내부싸움이 급기야 검찰의 수사로 넘어가는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 증폭(增幅)될 것으로 보인다.
불안감은 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재 1위든 2위든 간에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이 의혹의 생산량을 대폭 증산(增産)시킬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여기에 더해 기존의 의혹제품들을 왜곡, 가공하여 무차별 생산해 낼 경우가 그것이다.
어떤 사람은 한나라당 李, 朴간의 검증공방이 본선에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 도정(道程)이며 국민들의 그간의 학습효과를 믿기도 하지만, 10년 세월의 무기력과 타성, 두 번의 경험에 의하면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절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묘책은 없는가? 이번 대선은 1:1이 아니라 4:1의 벅찬 싸움이라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북한 김정일과 우리의 전 현직 대통령,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한 사람으로 귀결될 범여권후보, 이렇게 넷과 싸우는 후보는 뭐니 뭐니 해도 본선경쟁력이 최우선인 것이다.
결국 우리네 유원자들은 李든 朴이든 저들 넷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현책(賢策)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