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의 행태는 보는 사람이 오히려 조마조마 하다. 이미 한명이 탈당을 했고, 남은 두 사람도 지지율을 올리기에 다 걸기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문제는 걸핏하면 무조건 상대 탓이라고 책임을 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4.25 재보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평가되었던 대전서을에서 한나라당은 패했다. 아니나 다를까 박 전 대표가 선거 막판 사흘 내내 그 어떤 후보자 보다 지원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외견상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책임 넘기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한나라당 내에 있다는 것을 그들은 왜 모르고 있을까? 재보선 과정 내내 한나라당=부패정당이라는 저 쪽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공천관련 비리가 매일매일 터져 나왔다. 뿐 만 아니라 그럴 때 마다 당 지도부는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말만 하고는 대충 봉합하려 들었다. 오죽했으면 전여옥 의원이 모 언론사에 지지율이 50%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문제 때문에 고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까지 토로했을까.
이번 재보선 과정에 있어서 박 전 대표는 당을 위해서 누구보다도 궂은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당 대표시절 때보다 더 손발이 부르트고 목소리가 쉬어도 마지막 날까지 지원유세에 여념이 없었다.
대전은 한나라당이 어려운 지역입니다. 의원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요. 진인사대천명이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박풍은 불지 않았다.
사안이 불리하면 남의 탓으로 돌리고 당적까지도 바꾸기에 급급한 게 오늘날 정치인의 전형이라면 패배의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했던 박 전대표의 모습은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오염된 강물에 맑은 물 한바가지 역할에 전력을 다하는 박 대표에게 또다시 흠집을 내려는 한나라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