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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먹과 가위의 살벌한 시대를 넘어 보자기의 시대로

    2007-04-20 14:29:48
  • 작성자다월당 () 조회수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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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먹과 가위의 살벌한 시대를 넘어 보자기의 시대로

    어린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 가운데 ‘가위, 바위, 보’가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 승패를 겨루는 고사리들의 아름다운 손 놀이 입니다. 더러는 연인들 간에도 이 가위, 바위, 보를 하며 동심의 원초적 순수로 돌아갑니다.

    이 가위, 바위, 보 놀이에서 오늘의 현실을 대입해 봅니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는 활짝 편 손가락, 그 손가락을 안으로 구부린 주먹은 그 어떤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겠다는 거부의 표시입니다. 동시에 도전과 공격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이면에 활화산 같은 분노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위선이 횡행하고 정도가 실종된 사회, 지도자 잘못만난 덕으로 희망이 가출한 시대, 분노의 주먹이 가슴을 칩니다.

    이 분노의 주먹이 모든 것을 토막 내고 갈갈이 찢어버리는 가위의 공격에 저항합니다. 가위는 찌르거나 찢음으로써 고통과 절망을 안겨주는 속성에 충실합니다. 신체의 일부분인 주먹은 무기인 가위 앞에 언제나 피투성이가 됩니다.

    그리하여 가위는 통합을 거부합니다. 강남과 강북을 가르고,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가르고, 세대간을 분할하고, 우방과의 틈새를 벌려 놓는 등 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합니다.

    그렇다면 이 일방 승리의 날선 가위의 언어를 제압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주먹의 저 피투성이의 상처를 포근히 감싸줄 보자기의 언어는 어디 있습니까? 위안과 가르침과 격려의 활짝 편 손, 그 손을 벌려 등을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고, 가슴을 끌어안고, 어깨를 다독이는 ‘보’는 어디 있습니까?

    그 손은 깨끗해야 합니다. 그 보자기는 어머니의 손처럼 부드러워야 합니다. 그 보는 사랑과 희망이 수 놓여진 진심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이 보의 언어를 상비(常備)하고 있는 딱 한사람, 우리는 12월의 대선에서 그녀를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