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제주지역의 진보진영은 신자유주의 이념을 앞세운 “기업만 하기 좋은 제주”를 만들려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아 투쟁해 왔고, 지금 역시도 제주특별자치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하여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계속되는 제주지역 진보진영의 특별자치도 투쟁에 있어 교육의 공공성 문제는 핵심의 화두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도 아니고, 제주도청도 아니고, 제주도 교육청도 아닌 ‘평화학교 설립 추진위원회’라는 민간에서 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소위 ‘평화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이에 대하여 제주지역의 많은 진보진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거기에다 제주도와 제주도 교육청은 아직까지도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평화학교설립추진위원회’는 평화학교가 지향하는 바가 인권, 복지, 평등, 환경 등의 가치라고 역설하고 있다. 평화학교설립추진위원회가 설립 이념으로 제시하는 위와 같은 가치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를 하지만, 순수한 가치들을 지향할 학교를 설립 하려면 진정 순수한 마음으로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지금 제주지역 각 단체들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가지고 추진할 의사라면 즉각 설립추진을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번듯한 설립 취지 및 이념과 설립추진위원회 구성원들을 앞에 내세워 놓고, 실제로는 첫째, 돈 있는 아이들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하고 있으며, 둘째 인가형 인문계 특성화 학교 형태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 제주에서 학비가 수백에서 최대 1,00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학생들을 통학 시키면서 평화학교에 보낼 수 있는 노동자, 농민, 서민 부모들이 얼마나 될지 고민이나 해보고 평화학교 설립을 추진하였는가? 또한 인가형 학교를 설립한다면 학생들이 대학입시와 설립이념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 평화학교설립추진위원회는 또 하나의 ‘귀족학교’를 만들려 하는가!!
만약 소위 ‘평화학교’가 진정 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길로 나아간다면 심각한 반대에 직면할 것임을 직시하기 바라며, 인가권한을 가진 제주도 교육청은 설립인가를 보류하고 제주도 전체 공교육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기 바라며, ‘평화학교설립추진위원회’ 역시 당장 설립 추진을 중단하고, 열린 마음으로 제주지역의 공교육 강화와 진정한 대안학교 설립을 위하여 공론화의 과정을 거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남북공동선언제주실천연대(준)도 앞으로 공교육 강화와 무상교육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