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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요문장배달] 문학집배원 이혜경-허먼 멜빌,<필경사 바틀비> 중에서

    2010-08-12 13:03:03
  • 작성자문학집배원 () 조회수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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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중에서(낭독 김세동, 장인호)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를 배달하며


    한번 읽고 나면 도저히 잊기 어려운 인물들이 있어요. 월 가의 야심 없는 변호사 사무실에 새로 등장한 필경사 바틀비 또한 그 범주에 들 법해요. 상사는 업무를 지시하고 부하직원은 그에 따른다, 이런 상식이 ‘안하고 싶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하는 바틀비 때문에 뒤집히고 있어요. 뜻밖의 사태에 쩔쩔 매는 변호사와 돌절구처럼 요지부동인 바틀비. 아예 사무실에서 기거하는 바틀비를 떼어내려 사무실까지 옮기지만, 글쎄요.

    저마다의 삶엔 일종의 전철기(轉轍機) 같은 게 잠복해 있는 듯해요. 되돌릴 수 없는 어떤 순간들. 일단 선로가 정해지면 생을 실은 수레바퀴는 그 선로 위를 달리지요. 분명히 내가 한 일인데, 대체 왜 그랬는지 자신조차 납득시킬 수 없는 그런 순간들. 그러니 독특한 인물이 나오는 이 소설이 “아, 바틀비여! 아, 인간이여!”라는 탄식으로 마무리지어질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