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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아침에 받은 편지

    2010-06-25 09:12:30
  • 작성자참여환경연대 (admin) 조회수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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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날이군요.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쟁의 아픔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언론일 텐데 한국의 언론은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TV 프로그램이나 신문 잡지의 기사가 전쟁 시 한국군의 무용담, UN으로 참전했던 외국군대의 헌신 등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백미는 아프리카 어느 참전국 군인의 “또다시 한국에 전쟁이 난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총 들고 달려가 한국을 돕고 싶다.”는 전언을 아주 감동스럽게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이 다시 일어나라는 건지 원...


     


    그 중 특히 터키 군의 참전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흔히 터키 군은 ‘형제국’ 으로서 조건 없이 군대를 보내서 우리를 도왔다고 말합니다. 잘 못 알고 있는거죠.


    터키군은 파병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NATO 가입을 얻어내었고 이는 터키가 지금 유럽연합을 가입하기 위한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었습니다.


    또한 알려지지 않은 것은 한국 전쟁 기간 중 터키 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전쟁시의 터키 군은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처럼 미국에 의해 가장 위험한 최전선에 배치되었었습니다. 그래서 터키 군은 대부분 북한지역에서 전투를 했습니다. 그들은 대단히 용맹스러웠다고 한국군 전사에 나와 있습니다.


    터키 군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이나 쿠르드족 학살의 사례 등의 터키군의 행태를 살펴봤을 때, 이런 상황에서 터키 군이 민간인을 학살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터키 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남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만이 중요할 뿐 터키 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별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군에 의한 학살보다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지만, 참전군인 숫자에 비례한다면 미군보다 더 심각한 학살을 자행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터키에 머물면서 만난 몇몇 참전군인 들은 ‘그때 못할 짓도 많이 했었다’라는 식으로 학살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말을 애둘러 하는 경우를 종종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한 터키족 젊은이는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우리가 전쟁 때 한국을 도왔다.”고 하면서 자랑스러워하더군요. 제가 터키 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이야기 하자 그 친구 화를 버럭 내면서 “그것은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일이다. 즉 터키 군이 죽인 사람들은 모두 공산주의자들이다. 그들을 죽인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라고 항변을 하였습니다. 섬뜩했습니다그리고 북한지역에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제가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도 정확히 알고 있더군요.


     


    터키와 다른 참전국 군인들은 이제 나이 들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모두 죽기 전에 이들 참전군인에 대한 증언 채록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것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방송을 할만한 방송사 하나 갖고 있지 못한 한국의 현실이 아쉬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