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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공항비상도민회의] 새들이 안전해야 사람도 안전하다! 국토교통부는 제주제2공항 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   전국민이 애통해하며 안타깝게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세월호 이후,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무너지며, 온 국민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절망감과 무력감에 희생자 유족에 애도의 말씀을 드리기도 힘겹습니다. 다시 일어서야 하기에 참담한 마음을 추스르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께도 애도와 위로를 드립니다.

      국토교통부는 최악의 참사에 대해 단 한 번의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습니다. 참사 이후,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은 사퇴의사를 밝히면서도 참사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에 대해 ‘규정에 맞게 시설되었다’고 강변하였습니다. 전 국민이 참사의 장면을 망연자실 바라보았는데 ‘잘못이 없다’는 변명이 가장 급했던 국토교통부는 정부 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이후, 전국 공항 곳곳에 안전에 치명적인 로컬라이저 시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제주공항에도 콘크리트 둔덕에 H빔으로 세운 로컬라이저가 있다는 사실에 모두 경악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안전과 전문성은 어디에도 없었고, 정부 기관으로서의 책임있는 모습도 볼 수 없었습니다. 

      제주제2공항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는 안전과 전문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제2공항을 짓는다고 하다가, 제주공항이 포화가 되어서 안전을 위해서는 제2공항을 지어야 한다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제2공항의 조류충돌 위험성이 제주공항의 최대 8.3배가 된다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의 의견은 무시하면서 제2공항을 강행 추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제2공항 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추진이 중단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문재인 정부에서 반려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통과되었습니다. 8개 밖에 없다던 숨골은 말을 바꾸어 153개가 있다고 인정하였고, 숨골에 대한 보전대책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도 없었습니다. 또한 조류충돌 위험성과 서식지 보전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안전 불감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제주제2공항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국토교통부는 조류충돌의 원인이 되는 조류유인시설 (양돈장, 과수원, 식품가공공장,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을 국제항공민간기구(이하, ICAO) 기준인 공항 예정지 외곽에서 8km 범위보다 더 넓은 13km를 조사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마치 세계적 기준보다 엄격하게 조류유인시설을 검토한 것으로 포장하고 있으나, ICAO도 조류유인시설 제한 범위를 공항 반경 13km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조류충돌 사고의 약 99%가 공항 반경 13km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ICAO가 조류유인시설로 규정한 양식장과 음식점 등은 현장 조사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국토교통부가 현장조사에서 제외한 양식장은 제주의 대표적인 조류유인시설입니다. 제주에 사는 사람이면 육상 양식장 배출구 주위로 많은 새가 모이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새들은 양식장 폐수 배출구에서 나오는 어린 양식 어류나 폐수에 섞여 나오는 사료 찌꺼기를 먹으려 몰려드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집중적으로 모여듭니다. 새들은 후각적으로 매우 민감하여 양식장 배출수의 비릿한 냄새만으로도 모이며, 심지어는 횟집에서 나오는 냄새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ICAO 기준에는 음식점도 조류유인시설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범위 내에 있는 양돈장 2곳에 대해서는 매입하여 별도시설로 활용하는 계획을 밝혔으나, 제주의 대표적 조류유인시설인 양식장은 2곳 밖에 없는 것으로 기술하였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했다는 양식장은 해상 양식장으로, 범위 내에 있는 육상 양식장 78곳은 양식장이 아닌 어업시설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육상 양식장이 조류의 유인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어떻게 문제를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평가를 통과시켰고, 기본계획 고시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국토교통부는 공항 건설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서 ‘양돈장 2개소 매입’처럼 해소가 가능한 부분은 밝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감추고 영향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안전 불감증과 비전문성이 12.29참사를 부른 것입니다.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는 국토교통부가 감추려 하는 조류서식지 피해와 안전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밝힐 계획입니다. 우리는 새들의 안전이 사람의 안전이라고 확신하며, 더 이상의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주제2공항 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조류충돌 위험 은폐⋅축소 중단하고, 제주 제2공항 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
    하나, 국토교통부는 새들과 사람의 안전과 새들의 서식지 보존을 위해, 신공항 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하나, 오영훈 도정은 영혼없는 환경영향평가 검증 운운 말고, 해소되지 않은 쟁점에 대해 사전 검증하라!


    2025년 2월 4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