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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서] 공공하수쓰레기 불법처리 비호하며, 환경파괴, 지하수오염 방치하는 제주행정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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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6일 제주도는 환경부가 선정하는 ‘2023년 환경교육도시’에 선정되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앞서 오영훈 도지사는 6월 3일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하여 ‘제주 환경교육도시 선언식’이라는 성대한 행사를 열기도 하였습니다.

     그 무렵 금악리에 위치한 ‘성이시돌 젊음의 집’에 수련회를 위해 방문한 수백명의 청소년들은 평생 처음 맡아보는 악취에 코를 막으며 선생님들과 수녀님들을 붙잡고 냄새의 정체를 물었습니다.

     이시돌을 포함한 금악리의 주민이라면 누구나 ‘주식회사 제이엔이 폐기물처리장 증설’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수십년간 따라다닌 지독한 악취의 기운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동안 셀 수 없는 주민 민원과 진정, 수십 차례의 행정의 단속과 처벌, 도의회를 비롯한 지역 공동체의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해당업체는 보란듯이 처리용량을 세배 이상 키우고, 유해물질을 쉼 없이 내뿜는 소각장까지 들이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출 하였습니다. 또 제주 행정은 이를 소리소문없이 일사천리로 승인해 주었습니다. 

     우리 주민들은 지난 수십년간의 경험으로 업체의 이러한 계획이 주민의 생존권, 호스피스병원 환자 및 요양원 어르신들의 건강권, 청소년들의 교육권 등과 절대 양립할 수 없음을 알기에 증설에 반대하고 행정의 허가 재고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행정의 대답은 ‘절차상 문제 없음’과 ‘현실적 대안 없음’이었습니다.

      최근, 환경단체와 함께 문제 업체의 주변 환경을 조사한 내용이 알려지고, 언론과 도의회가 잇따라 문제제기를 하면서 우리는 이 사안이 단순히 지역 주민을 넘어 제주도민 전체의 문제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공공 하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농축 쓰레기를 제주도민의 식수원인 ‘지하수 1등급 보존지역’ 바로 옆에서 불법적으로 처리하는 업체를 용인하는 것도 모자라 이의 대규모 증설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도와 시의 행정은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결국 ‘절차상 문제 없음’은 엉터리 환경조사와 사업계획을 포함한 탈법적 행위를 눈감아주겠다는 의미입니다.

     ‘현실적 대안 없음’은 지금도 계속되는 제주의 환경파괴, 특별히 지하수의 심각한 오염을 방치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소중한 제주 도민의 세금이 도리어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도민의 환경권을 해치는데 쓰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언제까지 용인해야 합니까?

     이에 우리는 금악리와 이시돌협회 등 지역의 목소리를 넘어 제주도민 전체의 경고를 담아 행정당국에 요구하고자 합니다.

    1. 제주도와 시의 행정은 즉시 주식회사 제이엔이가 그동안 저질러온 환경파괴와 불법 행위를 조사하여 그에 따른 강력한 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지하수를 비롯한 주변 환경 피해를 복구, 보전할 대책을 수립하라.

    2. 행정역량을 총 동원하여 조속히 하수 슬러지 등 공공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계획을 수립하여 도민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라.  
           
     ‘성이시돌 젊음의 집’을 찾아오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일년에도 수만명이 넘습니다. 환경의 중요성과 환경교육의 필요성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환경교육도시 제주’를 찾은 아이들이 평생 처음 맡아보는 악취의 근원을 물으면 우리는 아이들을 제이엔이 공장 앞으로 데려가 아름다운 오름 아래 하수 원수보다 더러운 폐수가 흐르고, 번들거리는 기름기로 썩어가는 흙이 쌓인 광경을 보여주어야 합니까? 이것이 진정한 제주의 환경교육인지 도지사님과 제주 행정당국에 진지하게 묻고자 합니다.



    2023년 11월 7일
    공공하수쓰레기 불법처리 비호하며 환경파괴, 지하수오염 방치하는
    제주행정 규탄을 위한 도민행동 참가자 일동


    (재)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금악리 마을회,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