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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병원 8·25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 및 파업사태 관련 시민단체대책위 기자회견

  • 2002. 8. 26(월) 오전 11시 / 한라병원 정문 앞


    한라병원 파업사태가 벼랑 끝에 처했다.
    이미 일부에서는 한라병원 측의 조합원 전원해고조치를 계기로 해결은 "물건너 갔다"고 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병원측에 의해 자행된 조합원 폭력사태는 그런 지적을 외면하기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파업사태가 병원담장을 넘어 도민사회의 긴급대응이 필요한 중대현안이 되게 하였다.

    8·25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

    우리는 어제 병원측에 의해 자행된 폭력사태는 그 시발이 노사간 대립에 연유하지만, 그 자체로 인권적 차원의 문제이며, 도민사회에 대한 침탈이라 규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파업사태와 별도로 이번 폭력사태에 대한 병원측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라병원 김성수 원장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자신의 결정 없이 이뤄진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는 한라병원장의 이러한 태도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설령, 김성수 원장이 이번 폭력사태로 대해 실제 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태 자체가 파업사태의 과정에 직접 연유한다는 점, 자사가 계약한 경비업체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라는 점에서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8월 25일 병원측에 의한 폭력사태는 병원측에 그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한라병원 김성수 원장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도민앞에 공개사과해야 한다.

    둘째, 한라병원은 이번 폭력사태 과정에서 발생한 조합원 및 시민의 신체적 상해에 대한 책임있는 보상을 해야한다.

    셋째, 경찰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엄정한 관련자 사법처리에 즉각 나서야 한다.


    한라병원 파업사태와 관련한 시민단체대책위 향후 계획

    한라병원 파업사태가 어제 극적인 노사교섭 자리의 마련으로 해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한다. 그러나 그 해결여부와 별도로 시민단체대책위는 한라병원의 공공성 실현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자 한다. 이번 파업사태의 핵심을 이루는 노동자 고용보장 문제도 그 기저에는 "의료서비스의 공적체계"에 그 본질이 있다. 즉, 병원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노동자의 고용안정이야말로 의료의 질에 직접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노조파업은 병원사업장에서 일하는 당사자들의 요구라는 점에서, 그 자체가 공적 요구일분 아니라, 병원의 공공성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대책위는 이번 파업사태가 한라병원의 공공성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과정은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야 진정한 병원 정상화는 이뤄질 것이다.

    이에 우리는 우선 금주 중 노동부를 상대로 한라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할 것이다. 특별근로감독은 한라병원의 경우 지금의 장기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뿐만 아니라, 파업여부와 상관없이 병원 경영투명성과 공공성을 위해 시급하게 요구되는 노동부 차원의 조치이다.

    또한 우리는 금주 중 보건복지부에 대한 한라병원 정상화를 위한 탄원 및 병원경영관련 공개질의에 임할 것이다. 한라병원 파업사태가 장기화되고 급기야 전국현안이 되고 있음에도 정작 정부 관할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렇다할 대책에 나서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보건복지부 차원의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탄원에 임하고자 한다. 한라병원은 2002년 4월 현재 병원부지와 건물에 대해 금융권 대출을 위해 180여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며, 이미 관련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지금 추진 중인 병원증축을 위한 것으로 알려진 바, 이와관련 제대로 된 경영진단 없이 이뤄진 보건복지부의 금융권대출 허가를 해준 보건복지부에 대해 그 책임여부를 묻는 공개질의에 임할 것이다.

    아울러, 향후 우리는 한라병원의 정상화와 비영리법인으로서의 경영투명성을 위한 경영공개운동과 의료서비스와 관련한 도민제보창구 개설, 병원의 잘못된 의료관행척결을 위한 운동 등에 적극 나서고자 한다.

    우리는 파업사태가 처해 있는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제 밤샘교섭으로 시작된 노사교섭이 성과있는 결말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병원 측의 성의있고 열린 자세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3차례의 실무협상 과정과 이번 용역경비업체 투입문제 등에 대해서 이중적인 눈속임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믿는다.
    이번 교섭에 직접 나선 김성수 원장은 진실된 자세로 교섭에 임하라.
    만일, 극적으로 이뤄진 노사교섭이 제대로 그 결실을 거둔다면, 이번 폭력사태에 대한 문제도 자연스런 해결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다시 한 번 김성수 원장의 결자해지 차원의 결단을 촉구하며, 시민단체 대책위는 교섭 전과정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성실교섭을 위한 병원측의 태도여부에 주목할 것이다.

    2002. 8. 26

    칼면세점·한라병원 노동자 고용안정과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제주지역 시민단체 대책위원회
    (상임 공동대표 김상근, 김태성, 안동우, 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