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의 지하수 사유화 확대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 환경단체, 도의회 안건 부동의 촉구 "공수 개념 무너진다"

한진그룹 산하 한국공항의 제주 먹는샘물 취수 증량 요청과 관련해 제주지역 환경단체들이 증량 동의권을 가진 제주도의회의 부동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의 지하수 사유화 확대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공항은 최근 먹는샘물인 제주퓨어워터 생산과 판매를 위해 현행 지하수 취수량을 1일 100톤에서 200톤으로 늘려달라는 내용의 변경허가 요청서를 제주도에 접수했다.

제주도는 이 요청안을 받아들이고 제주도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했다.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26일 제303회 임시회에서 안건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공항이 지하수 취수량 증량에 나서자 지역 환경단체는 '공수개념인 지하수가 사유화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지하수는 이미 법률만이 아니라 공공적 관리원칙을 천명하고 있다"며 "도민 대부분 조차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만큼 증산 동의안을 부동의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라고 강조했다.

  
▲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가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의 지하수 사유화 확대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벌써 4번째 취수증량을 요청한 한진그룹을 향해서는 "한진은 사익추구를 위해 제주도를 상대로 법정싸움까지 벌인 기업이다. 2007년 패소 이후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소송전이 전개된 2007년 당시 도의회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이용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향후 어떤 변경허가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환경단체는 "당시 불의에 맞섰던 제주도의회의 단호함을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하수 지키기 위한 강단을 커녕 동의 조건으로 떡고물을 요구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내 일부 집단에서도 한진의 수혜에 감사하며 사업확대를 용인해 주자는 분위기"라며 "한진의 부당한 횡포에 지하수 정책은 후퇴하고 도민사회는 분열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이에 "제주도의회가 지하수 보전의 측면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리길 당부한다"며 "제주의 지하수는 제주도민 스스로 지켜야하고 이를 위해 도의회가 앞장서길 바란다"고 전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