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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제주도 카지노 관리과 신규 채용 관련

  • 카지노 관련자가 카지노 관리감독을??

    제주도는 카지노관리과 직원 채용에

    카지노 관련자를 제외하라!!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7월 6일 카지노 관리과 신설에 따라, 카지노 감독과장과 카지노 감독요원에 대한 공개모집 공고했다.

    제주도의 공개모집 공고를 보면, 카지노 감독과장은 지방서기관에 준하는 개방형직위로 카지노 관리감독 업무의 총괄을 맡게 되고 카지노 감독요원은 6급과 7급 각 3명씩 6명을 공개채용해 카지노 업체에 대한 관리·지도, 위법행위 조사, 영업·회계·전산 등의 점검 및 매출액 조사 등 카지노의 투명성·건전성을 확보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이번 카지노 감독과의 공개채용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동안 원희룡 도지사는 카지노 관리감독을 통해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세수의 확대로 그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채용 공모의 내용을 잘 살펴보면 이러한 원희룡 도지사의 말은 허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개채용 자격기준에서 관련분야와 관련학과를 카지노업 분야가 대부분이다. 바로 이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다. 카지노 감독과는 카지노의 관리감독 업무를 하는 곳이다. 카지노 관련학과는 카지노를 진흥시키는 성격이 강하여 관리감독과 성격이 맞지 않고, 같은 학과 출신이 운영하는 업체나 업계에 엄밀한 관리감독의 잣대를 댈 수 없다. 결국 카지노업 관련분야의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셀프감찰 하겠다는 것으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과연 카지노 학과를 졸업하고 카지노 관련분야 출신인 사람이 각종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요즘은 청탁 등 부정비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각종 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관련 업계 사람은 제외시키는 추세이다. 이렇게 볼 때 카지노 관리감독 업무에 관련 분야 출신을 뽑는 것은 상식적이지도 않고 합당하지도 않다.

    그동안 제주도는 카지노 관리감독과 관련해서 싱가폴 등 해외의 모델을 들면서 우리도 그들처럼 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다. 그렇다면 싱가폴의 카지노관리감독 기구인 'CRA'의 직원채용 공고를 이번 채용과 관련하여 한 번이라도 참고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CRA'의 채용공고에는 카지노 관련분야에 대한 언급자체가 없다. 그리고 채용분야도 금융, 회계, 법률, IT 및 통신 전문가, 연구 및 분석전문가 등으로 매우 전문적이다.

    미국 네바다 주 카지노관리감독 기구인 'NGCB'의 경우는 더욱 철저하다. 조사 분야의 경우에는 화이트칼라 범죄, 마약 거래 등 돈과 관련된 범죄수사 경험자도 채용하고 있다. 또 지원자는 자신에 대한 세밀한 배경조사를 통과하여야 하며(경찰의 신원조회 수준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받아야 한다.

    제주도는 이제 시작이어서 카지노 경험자가 필요하다거나, 카지노 업계의 생리가 복잡해서 관련자가 아니면 업무처리를 할 수 없다는 말로 이번 채용을 정당화 시키지 않길 바란다. 시작이기에 더욱 철저하게 사람을 가려서 뽑아야 하며, 카지노 업계의 생리는 교육을 통해서 배우면 될 일이다. 문제는 향후 카지노 관리감독의 기초를 어떻게 세우냐에 있다. 제주도는 이제라도 카지노 관리감독 업무에 합당한 채용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5. 7. 14.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강사윤․홍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