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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제주도 카지노 정책 추진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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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제주도는 도민 공론화 없는 카지노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제주도정은 외국자본의 카지노 진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


    최근, 신화역사공원 내에 중국자본인 란딩그룹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월드리조트제주에 카지노 사업 계획을 공식화한 변경계획이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하였다. 물론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변경안 통과가 카지노 사업을 승인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카지노에 대한 제주도정의 행보는 카지노 확대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이에 대한 기술적 관리방안 마련에 돌입하고 있다는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우선, 란딩그룹이 밝힌 카지노계획에 대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단 한번의 심의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제주도정이 카지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짐작하게 한다. 제주도정은 란딩그룹이 부지를 매입하였을 때, 이미 내부적으로 카지노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사회적 파장이 큰 대규모 카지노의 존재를 숨긴 란딩그룹에 대해서 이처럼 관대할 수 있는가?


    또한, 제주도의회에 상정하고 있는 카지노관리감독조례안도 내용를 살펴보면, 변경허가 조건 등을 세세히 다룬 점에서 란딩그룹처럼 기존 카지노를 인수해서 대규모로 확장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기존 카지노의 관리감독 수준의 내용을 넘어서고 있다. 제주도정은 카지노관리감독기구가 대규모 카지노 도입의 전제로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조례안 상정은 제주도정이 카지노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 없이 진행하고자 한다는 의혹을 감출 수가 없다.


    카지노 정책에 대해서 제주도정은 투명하게 도민들에게 생각을 말하고 의견을 구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대규모 카지노 사안에 대해 지금같이 독단적으로 추진할 경우, 제주사회는 또 한번 극단적 대립의 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만약 제주도지사가 대규모 카지노 도입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다면 공론화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우리 단체는 그간 언론 등에서 유독 싱가폴 센토사 카지노를 기획보도하면서, 카지노 도입 분위기를 부채질하는 것을 보아왔다. 중앙정부가 카지노를 유망서비스산업 운운하면서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것도 보고 있다. 또한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복합리조트로 포장한 카지노가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도 현재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 단체는 제주도정이 카지노 확대 정책을 생각하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질문에 우선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카지노가 제주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가?

    2. 현재 카지노 도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3. 카지노 도입의 세수확대 효과가 부풀려 진 것은 아닌가?

    4. 카지노 도입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부풀려 진 것은 아닌가?

    5. 중국시장에 의존하는 카지노 경제가 안정적인가?

    다음은, 우리단체가 카지노 도입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요약한 것이다.


    국제 카지노 산업의 세련된 이미지 세탁, 복합리조트

    1990년대 들어 일부 카지노 산업이 위기의 징후를 보였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컨벤션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카지노, 즉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이다. 최초는 1999년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방한 리조트와 컨벤션에 기존 카지노를 통합한 베네시안 호텔 앤 카지노가 시초이다. 이를 계기로 화려하지만 음습한 이미지를 지닌 라스베가스 카지노 산업은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라는 이미지를 얻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성공한 복합리조트 모델은 아시아의 라스베가스인 마카오로 수출되고 이어 싱가포르에도 들어서는 등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처럼 복합리조트는 카지노가 가진 산업적·경제적 가치에 더해 비즈니스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하여 비즈니스와 여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화 되면서 카지노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감쇄한 카지노의 진화한 대중화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이미지이지 성질이 아니다. 카지노가 복합리조트화 하면서 이미지 세탁에 가까울 정도로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 내재된 사행산업 자체가 갖는 근원적 특성으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경제적 부정적 측면이 제거된 것은 아니다.


    카지노의 경제적 효과, 버블은 없는가?

    카지노가 주목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카지노의 일자리 창출과 세수증대라는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싱가포르는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와 센토사리조트로 인해 싱가포르 방문객은 2009년 968만명에서 4년만에 1,550만명으로 증가했고, 관광수입도 94억달러에서 187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들 두 복합리조트에서 징수는 세금도 1조원이 넘고 일자리는 60,000~70,000개가 직·간접적으로 창출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통계상으로만 보면, 카지노산업은 지역경제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증대 시키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어 보인다. 하지만 카지노가 마냥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즉, 카지노는 돈을 벌어주는 산업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돌게 하는 것 뿐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또한 한 연구에 의하면 일차리 창출과 세수증대란 측면에서도 신규 카지노의 개장으로 인한 효과는 5년 기간 동안은 카지노 산업 자체수요로 인해 증가하지만 지속적이지 않으며 카지노산업을 넘어 인접산업에까지 파급되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도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제한적임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대부분 비정규직인 비숙련 근로자가 주로 고용되어 창출되는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점이 언급되는 등 카지노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라는 것이 지속성과 질적인 측면 그리고 파급범위란 측면에서 다소 과장된 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카지노 산업의 세수증대효과와 관련해서도 명확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마카오와 싱가포르의 경우 도시국가이기 때문에 국세와 지방세의 구분이 없어 각종 기금을 포함하여 담세율 약 30%~40%에 의해 징수하는 세수는 그대로 국가에 귀속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카지노에서 징수하는 세금과 기금 중 지방세(최대 10%)인 관광진흥기금에 해당할 뿐 법인세(최대 22%)는 중앙정부에 귀속하게 된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세수증대효과도 마카오나 싱가포르에 비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역외자본에 의해 주도되는 지역경제는 구조적으로 취약.

    이러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 이외에도 카지노, 특히 복합리조트와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중요한 부문은 지역의 경제적 통제권의 행사여부라 할 수 있다. 복합리조토를 먼저 도입한 마카오나 싱가포르의 사례에서도 언급했듯이 복합리조트는 규모에 비례해 엄청난 자금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투자의 대부분은 역내자본이라기 보다는 역외자본이기 쉽다. 앞에서 언급한 두 나라만 하더라도 투자자는 미국의 국제 카지노자본이라는 사실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처럼 역외자본에 의해 주도되는 지역경제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따라서 복합리조트에 지역경제의 의존성이 높아질수록 자연재해나 질병, 테러 등 불확실성이 높은 통제불가능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외부환경 변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 현재 마카오와 싱가포르 복합리조트의 성장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시장에 의존하고 있지만, 외부변수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언제 어떤 이유로 중국시장이 침체를 맞을지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 여기에 금융위기 등이 더해져 세계경제의 침체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지노 산업은 사행산업이라는 말 그대로 운에 기대 대박을 꿈꾸는 산업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마카오의 카지노 수익이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이라는 보도나 싱가포르 카지노의 매출증가세가 둔화 되고 있다는 보고는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지역이 경제적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역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또한 자본의 역외누출 가능성을 높인다. 즉, 국제 카지노자본의 투자금 회수나 카지노 고객을 모으기 위해 카지노 중개업자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등으로 수익금의 역외누출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카리브해는 관광산업의 역외누출 비율은 약 80%~90%, 동남아의 유명 관광국가는 약 60%~7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마카오의 경우 2013년 카지노 회사들은 수익의 29%에 해당하는 130억달러를 카지노 중개업자에 지급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마카오의 경우 사실상 1국 2체제의 같은 국가라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제주의 경우 이는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은 관광과 결합된 복합리조트와 관련하여 시사하는 점은 크다 할 것이다.


    제주도 카지노산업 제도적 정비의 허와 실

    최근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고 입법 예고하면서 카지노에 대한 공적통제의 강화를 밝히고 있다. 이는 달리 보면 최근 중국자본에 의해 논란이 일고 있는 드림타워, 신화역사공원, 분마이호랜드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모두 복합리조트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돌리기 위한 명분축적 측면도 있다고 본다.

    조례안에서 밝히고 있는 제도정비의 방향은 법과 제도, 감독기구를 정비하여 카지노를 국제적 기준의 투명하고 건전한 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제주관광진흥조례에 규정돼 있는 카지노 관련 조항을 발췌하고, 카지노 감독위원회 설치,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에 대한 관리사항 등을 추가했다. 카지노감독위원회에 카지노 종합계획 수립 등 카지노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감독 기능을 부여했다. 카지노업 허가 유효기간(3년)을 부여하고 양도 양수에 사전인가제를 도입하고 영업장 면적을 1만5000m²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카지노 감독위원회 설치와 같은 공적통제를 강화하면 과연 카지노가 경제 및 사회적으로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통제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 될 것이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의 카지노는 법적 체제를 달리하는 국가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것이 제주와 같은 지방정부차원이라는 상위법인 관련 법률안의 변경도 포함해야 할 경우가 많아 더욱 제한적이다. 즉, 지방정부차원의 조례 제정으로는 한계도 많고 빠져나갈 구멍도 많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2013년 기준 제주 외국인 전용카지노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의 비율은 59.3%로 나타난 파라다이스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카지노 이용객의 82~95%이며 총 약 28만 85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국인 이용객은 대부분 중국 현지의 전문모집인을 통하여 모집되는데, 중국당국의 1인당 외화반출 제한에 묶여 중국인 이용객이 실제로 가지고 오는 현금은 많지 않고 대부분 전문모집인에게 카지노에서 사용할 게임비용을 선입금한 뒤 제주에서는 칩만 제공하는 형태를 취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카지노 수익금의 국내반입과정에서 환치기업자를 통한 불법반입이 이루어진다는 점과 이들 환치기업자와 전문모집인에게 주는 수수료가 수익의 75%에 이르는 등 자본의 역외누출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제주진출 카지노 자본이 다수가 중국에 근거지를 둔 자본임을 감안하면 아예 수익금이 제주에 반입되지 않고 중국내에서 정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로 인해 매출누락의 발생해도 사실상 확인이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카지노에 대한 제도적 정비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통제권을 행사를 위한 감독위원회는 허울뿐인 기관이 될 개연성이 높다.


    사회적 비용 증가에 따른 카지노 산업의 부정적 영향

    한편 카지노의 입지적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청정자연이 제주관광의 가장 큰 경쟁력인데도 불구하고 복합리조트 예정지는 제주경관가치의 상징인 오름 인근이나 곶자왈 지역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논란이 많은 드림타워와 같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도심이나 인근지역이 학교와 학원, 유치원 등으로 둘러싸인 근린생활지역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범죄에 노출될 경우가 많은 등 장기적으로 지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싱가포르나 마카오의 카지노는 대부분 근린생활지역과 떨어져 시민들이 접근이 어려운 곳에 허가를 내어주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사회적 비용증가 등 카지노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도박중독으로 인한 개인적 폐해, 자금조달을 위한 범죄증가와 같은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이고, 단면적이기보다는 다면적이며 누적될수록 증폭된다. 단기적으로 카지노의 빠른 성장이 해당 산업내 투자 및 고용증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기업관리감독비용, 범죄예방비용, 증가한 범죄자에 대한 교정 비용, 사회적 지출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한 민간의 기부, 세금부담,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등의 사회적 비용이 단기적 이익을 압도하고 생산적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카지노가 복합리조트란 세련된 이미지로 포장되었다 할지라도 사행산업 자체가 갖는 사회적 비용과 기회비용도 충분히 고려한다면 카지노로 상징되는 복합리조트가 고부가가치 산업인지 제주관광의 질적 도약과 지속적인 성장의 필요충분조건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2014년 12월 8일


    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