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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화순항 해군기지 주민설명회에 대한 도민대책위 논평

  • 해군기지 건설 경제적 효과 허구 드러나
    제주도 공식입장 조속히 밝혀야


    지난 8월 30일 안덕 생활체육관에서는 화순항 해군기지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 설명회는 그 동안 실제적인 정보없이 찬반공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해군의 화순항 해군기지 실체에 대해 공개하는 자리로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설명회에서 해군 측은 그 전에 알려진 해군기지 개요 수준 이외의 어떤 새로운 정보도 제시하지 않았다. 여전히 해군 측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말로 포장만 하고, 해군기지의 실제내용을 솔직히 공개하지 않아 설명회에 참석한 많은 주민과 도민대책위(준)원들은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해군 측의 설명은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이 가져 올 경제적 효과가 허구임이 드러났다.해군측은 6,200억원의 건설비, 연 1000억원의 운영유지비, 5000여명의 상주인구유입 등 해군기지가 가져올 경제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개발계획이 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반박이 더 설득력을 가졌다. 예를 들어 도내 건설업 측에서 제기한 건설과정에 도내 업체의 참여의 한계와 그에 따른 경제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과, 1000억원 운영유지비가 어떻게 주민경제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이 가져올 사회·문화적 파장에 대해 긍정적면만을 언급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는 주민의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답변을 하지 못하였다.

    둘째, 해군 측은 군사보호구역 설정에 따른 주민통제나 지역개발의 제한에 대하여 현실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화순항은 다른 해군기지와는 다르다라는 무마성의 발언으로 일관하였다.

    이날 해군은 화순항의 해군부두 건설이 지역주민의 재산권, 개발권에 어떠한 제한도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타지역 해군기지 시찰을 한 주민들은, 시설탐방, 주민면담에서 어로활동의 장애, 재산권의 제한, 건축물에 대한 제한이 해군기지 지역의 공통의 현실임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군은 '해군기지법'이 진해기지만 해당된다는 원칙적인 답변으로 화순항의 경우는 다르다라는 말로 현실의 문제를 감추려는 태도로 일관하였다.

    그러나 해군기지법에는 진해기지만 해당한다는 단서조항이 없고, 2조 1에 따르면 "해군기지라 함은 군항과 작전기지를 말한다"하여 화순항 해군부두도 이 법에 따른 해군기지법 대상에 예외가 아니다. 해군은 현실의 문제를 감추고 주민을 기만하려 하지 말고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여러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솔직한 태도로 임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설명회는 해군기지의 실체에 대한 공개를 회피하였다.
    이번 설명회는 화순항 해군기지의 실체를 공개하여 건설이 가져올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파장에 대해 주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해군은 해군기지의 실체 즉 함정의 배치, 운용 계획에 대해서는 '10년 후'부터 가동한다는 핑계를 들어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주민들의 '이지스급 함정' 배치에 대한 집요한 질문에 '대한민국 어디에라도 배치할 수 있다'라는 답변을 함으로써 화순항이 해적, 밀입국, 국제마약사범 단속 등의 해양치안만이 아니라 최첨단함정이 배치되는 곳으로 군사안보 전략상으로도 중요한 곳임을 인정했다. 도민대책위(준)은 이러한 해군의 태도에서 화순항 해군기지를 애써 '해군부두'라고 그 규모와 운용에 대해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라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해군은 솔직하게 해군기지에 대한 실체를 가지고 주민들과의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넷째, 제주도는 해군기지건설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한다.
    이날 설명회에서 해군측의 윤연 참모부장은 "해군기지는 주민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후 추진하겠다"고 했고, 해수부의 이용기 항만정책과장은 "연안항 기본계획안의 심의과정에서 제주도의 의견이 아주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는 해군기지건설에서 주민과 도민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한 공식적인 발언이다. 더욱이 이날 설명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제주도지사도 참관하였다. 이처럼 해군기지 건설에 있어 도민의견이 가장 중요하고 주민설명회에서 도지사가 직접 주민의 강한 반대의지를 확인한 지금, 제주도는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의사를 해수부와 해군기지에 전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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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항 해군기지 결사반대 도민대책위원회(준)
    대정나라사랑청년회, 민주노동당제주도지부, 사회당제주도지부,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 서귀포 YWCA, 여성농민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주부교실중앙회제주도지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지역본부,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지역총학생회협의회(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 통일청년회,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 4·3도민연대, 제주 4·3연구소, 제주YWCA,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 총 21개 단체,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