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별오름이 그렇게 예쁘다구?”
억새가 만발한 11월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억새를 찾아 새별오름을 방문하는 탐방객의 수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발 디딜 틈이 없이 줄을 서서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 이번 11월 시간당 방문객 수가 무려 959명이었습니다. 한 시간에 1,000명이 새별오름을 올랐다는 거죠.
우리 단체에서는 새별오름을 1년이 넘도록 모니터링 하면서 꾸준히 훼손 정도를 측정하였고 휴식년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결과를 어필하고 있습니다. 진작 새별오름에게 휴식을 줬다면 이번 모니터링에서 본 무참히 짓밟힌 새별오름의 모습을 목격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요….
이런 계절에는 탐방객들이 억새오름에서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탐방로를 벗어나 억새 안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한 번 사람이 들어간 곳을 다른 이들이 줄지어 들어갑니다. 그다음 사람은 더욱 깊이, 그 다다음 사람은 더욱더 깊이 들어가죠. 이미 밟혀 식생이 다 죽어버린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심지어 펜스가 처져 있는 곳을 머리 숙여 넘어가 사진을 찍는 탐방객도 있었습니다.
곳곳이 사람들의 발길로 인해 생채기가 남은 새별오름이 예쁜가요? 지자체에서는 오름을 방문하는 것만을 장려할 뿐, 훼손되어 가는 오름을 어떻게 관리할지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탐방객들이 탐방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탐방로에 펜스 설치를 추가로 한다거나 탐방객들의 눈에 띄는 경고문을 붙이는 방법 혹은 인원을 제한하는 것이 아주 조금은 새별오름을 덜 아프게 하는 방향일 겁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새별오름에 휴식을 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