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는 지난 13일에 열린 카지노영향평가 심의 현장을 다녀왔다. 카지노영향평가제도는 제주에서 지난해 조례 개정을 통해 도입되었고 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 항목에 따라 점수를 매겨 지역에 들어설 카지노가 지역사회에 어떤 그리고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 심의하는 것이 카지노영향평가제도이다.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배점을 위와 같이 볼 수 있다. 평가부문은 총 3개로 나누어졌으며 ‘지역사회영향’ 항목은 ‘경제적 영향’과 ‘사회문화환경적 영향’으로 세분화하여 언뜻 보면 공정하게 여러 요소를 평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배점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지역사회영향-경제적영향은 배점이 300점, ▲지역사회영향-사회문화환경적영향은 배점이 200이다. ▲지역사회기여방안의 배점은 300점, ▲도민의견수렴은 200점이다.

 ‘지역사회영향-경제적영향’의 배점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도민의 기본권인 학습권과 주거권보다 높게 배점되었다. 경제적 영향과 도민의 기본권은 비교 불가 대상이다.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해서 기본권보다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역사회기여방안’의 배점 역시 300점으로 높게 책정되었다. ‘지역사회기여방안’은 제주에서 부수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점수를 더 주겠다는 명목으로 항목에 포함한 것이다. 이것 역시 ‘경제적 효과’를 듣기 좋은 말로 포장했을 뿐이다.

 ‘도민의견수렴’의 배점은 200점으로 역시 ‘경제적 효과’보다 낮게 배점되었다. 배점도 문제지만 ‘도민의견수렴’은 온전히 사업자측에서 주관하고 시행하였다. 설문 문항도 설문하는 주체도 사업자 입맛에 맞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총점이 600점 이상만 되어도 ‘조건부적합’으로 사실상 적합에 가까운 결과를 낼 수 있다(▲ 800점 이상은 적합, ▲600~800점은 조건부적합, ▲600점 이하 부적합). 결론적으로 평가항목도 잘못 배점되었지만 실제로 경제적 효과를 낼지 그리고 그것이 제주도민에게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경제적 효과만 외치면서 도민 삶의질의 문제는 뒷전이다. 그것이 버젓이 증명되었다.

 위 지도를 살펴보면 대형카지노가 들어설 지역 반경 1km 이내에 초등학교 5개소를 포함해 얼마나 많은 교육 시설이 모여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학교가 모여있는 주거지역 한가운데 대형카지노가 들어서는 도시는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 더군다나 카지노가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복합리조트는 더욱 그렇다. 진정한 도민 의견수렴 절차는 배제되었고, 사업자들의 보고서만으로 시행된 카지노영향평가.

 이후 영향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도의회에 의견청취와 카지노 감독위원회의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있다. 하지만 도의회도, 위원회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최종결정권은 도지사에게 있다. 이번 카지노영향평가는 명목상 요식행위일 뿐이다.

※드림타워 반경 1km 이내 교육시설 현황(2020. 8. 20.일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