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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의 소리] 해군기지, 전략적으로도 맞지 않다

  • 필자는 군사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제주도 화순기지를 건설함에 있어서 ‘군사전략적 판단’을 최우선시 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최근
    화순기지건설을 둘러싼 찬반 논쟁을 보면서 중요한 논의의 핵심은 뒤로 밀려있고 부수적인 논쟁이 주요쟁점으로 떠올라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찬성론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어서 찬성하고 있다. 첫째는 국가안보적으로 화순기지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제주도에 화순기지가
    들어서면 지역경제가 발전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에 반해 반대론자들은 제주도의 환경파괴와 평화의 섬이 전쟁에 휘말 릴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다.


    서로 차원이 다른 내용을 가지고 대립하기 때문에 접점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특히 국가 군사전략기지를 건설하면서 국가적인
    차원의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군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제주도민의 찬반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추진의
    근거로 삼는다는 것을 보면서 무언가 잘못 가고 있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 하자면 국가 군사전략적인 판단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제주도의 화순기지 건설이 제주도민들의 의사여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정부당국과 해군의 움직임을 보면 제주화순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한 기지가 아니라 다른 목적에 의해서 건설되는 기지라는
    것을 오히려 반증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절로 든다.


    특히 제주도는 국가전략기지를 건설함에 있어서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들에 대한 설득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하는 것이고 제주도는
    주민들의 의견만을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군사전략적 기본 원칙이 무시된 제주화순기지


    군사학의 기본 원칙 중에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전력을 분산시키지 말라는 것이며, 군사력을 고립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한 국가의 군사력이
    주변의 잠재적 위협국가보다 약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국의 경우 주변4강은 전 세계에서 가장 힘센 국가들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군사기지의 건설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제주도가 군사전략적으로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본토로부터 다리를 건설할
    수 없는 섬이라는 것이다.  군사적으로 제주도에 대규모 기지를 건설할 경우 잠재적 위협들은 한국과의 분쟁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공격해야할 일차 목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군사전략적으로 제주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배치된 전력들을 위해 보급선의 확보를 해야
    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부수전력을 유지해야하고, 자체보호를 위해서 제주도 내에서도 전력을 적절하게 분산배치해야 하고 보호장치를 갖추어야
    하므로 엄청난 기지 시설의 확대가 필요한 것이다. 현재 해군이 주장하는 규모보다 그 부대를 위한 지원시설의 규모는 엄청나게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은 군사학을 조금만 공부한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해군의 주장에 의하면 제주도는 모든 물자를 본토로부터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서 기지건설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 중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시 말하면 보급선의 확보가 필요하고 엄청난 비용이 소용된다. 그리고 전시가 되면 군사물자의 수송이
    최우선시 되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 현 상황에서도 제주도는 자급자족이 어렵기 때문에 해군의 주장은 좀 더 세심하게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섬에 대규모 기지가 건설되면 군사적 공격의 표적과 유사시 적에게 유리한 기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섬에 군사작전 기지가 건설되면 유사시 공격목표가 되고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은  하와이, 필리핀, 대만, 괌, 사이판, 오끼나와
    등을 통해서 이미 밝혀졌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통해서 미국과 싸우기 위해 태평양 곳곳에 위치한 섬에 일본기지를 건설했다. 기지가 건설된 섬은
    상호간에 치열한 격전지가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섬들은 전쟁기간 중 엄청난 환경의 파괴가 이루어졌으며, 막대한 재원이 들어갔고,  전쟁을 통해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지들은 일본의 힘이 약해지면서 미군에게 점령당하고, 미군이 일본을 공격하는 중간기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이 건설한 기지들이 일본을 공격하는 기지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섣부른 제주도 화순기지 건설은 엄청난 국가의 재원만 투입하고 유사시에는 한국군의 최신예 최정예 부대가 고립됨으로써 국가적으로나
    제주도민들의 입장에서 불행을 자초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다. 이 기지들이 한국의 국가 군사전략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유사시 잠재적 위협국가들이
    한국을 공격하는 중간기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차라리 군사기지가 없는 섬으로 두는 것이 훨씬 국가군사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포클랜드 전쟁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섬이 특정국가에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 특정국가의 방어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것을
    지켜낼 객관적인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포클랜드는 아르헨티나에서 훨씬 가깝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을 받는 영국은 그 먼 섬을
    일시적으로 빼앗겼다가도 다시 탈환하고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유사시 국가 군사전략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제주도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그 계획은 군사전략적인 측면에서부터
    근본적으로 재검토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평가는 감정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차라리 기지가 없다면 서로 군사적전의 우선순위에서 제외할 수
    도 있는 것이다. 태평양 전쟁을 통해서 군사기지가 있었던 섬들을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상호간에 기지를 둘러싸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다는
    것과 그 전투로 말미암아 가장 큰 피해를 본 세력은 주민들이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주민들은 점령자가 누가 되었건 엄청난 노동력 착취의 대상이 되었고 공격의 피해자가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되었지만 군사전략적으로 꼭
    필요하다면 국가경제나 환경문제는 기지를 건설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는 없다. 다만 군사전략적인 가치만이 고려되고 논의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군사전략기지는 제주도민의 의사보다 국민의 의사가 중요하다.


    국가군사적으로 그렇게 중요한 기지라면 제주도민들의 의사를 물어볼 이유조차 없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것을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제주도민들을 생각해 주는 것 같으나,  좀 더 깊게 생각한다면 차후에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관련
    당사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이 든다.


    또 다른 문제는 제주도민의 의사만이 결정의 변수라면 다른 국민들은 제주도의 화순기지 건설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더 따져보아야 한다.  제주도에 주둔시키려는 군사력이 해군의 최정예 부대라면 더 더욱 문제인 것이다.
    해군의 최정예 부대라면 국가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전력일 진데 이 전력을 군사전략적 의미에서 고립된 제주도에 주둔시킨다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어 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정군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키우기 위한 도구가 된다면 자칫 훗날 기지 건설이 끝나고
    나면  최정예 전력은 본토로 이동하고 오히려 제 3국의 전력이 주둔하면서 오끼나와 같이 외국군주둔에 따른 많은 문제를 발생하는 이상한
    형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자


    현재까지 진행된 모든 논의를 일단 유보하고 국가 군사전략적인 관점에서 제주도 화순기지가 진정 필요한 것인지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화순기지건설과 관련해서 군사전략적인 측면은 해군 측이 내세우는 논리만이 일방적으로 전파되고 알려진 측면이 있다.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환경적인 부분에만 그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평가나 검증 작업 없이 진행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일반
    제주도민들이나 시민단체가 갖고 있는 한계일 수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논의는 군사전략적인 부분부터 차분하게 검토해 보아야한다.


    최근 해군의 보고서에 제주도민의 경제적 이익에 대해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제주도민과 해군당국에게 주문하고자 한다. 제주도민들은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 현혹되지 말아야 하고, 해군은 주민들의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군인들은 군사전략적인
    입장에서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만을 이야기해야 한다. 군인들이 기지를 건설하면서 주민의 경제적 이익 등을 언급하는 것은 한마디로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정치적 놀음을 하겠다는 것이기에 커다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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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관계자도 국가 군사전략적인 문제이므로
    함부로 나서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 단체로서 주민의 여론만을 중앙정부에 여과 없이 전달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중앙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군사전략적인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요구해야 하고 찬반논자들의 주장에 대해 편견 없이 들어 주어야 한다.


    당분간 제주해군기지 찬반논쟁의 당사자들은 일체의 논의를 중단하고 다시 한번 국가 군사전략적인 가치로서 제주화순기지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것을 촉구한다.


    [군사평론가 김성전, 전 예비역 공군
    중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