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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합동 현지조사에 따른 시민환경단체 공동성명

  • - 타당성 합동 현지조사의 객관성·전문성을 믿을 수 없다 -

    제주도는 지난 19일부터 한라산 보호관리방안 및 케이블카설치 타당성 합동 현지조사가 한라산 곳곳에서 닷새동안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도의 용역을 맡은 호주의 스카이레일사와 국토연구원 등 국내 용역업체가 합동으로 조사한다고 한다.

    이들은 한라산 주변 인프라의 상황 파악, 등반 조사, 동식물·지형지질·경관 등 분야별 현지조사를 벌여 케이블카 설치타당성 여부를 결정하고, 한라산국립공원에 대한 종합적인 장·단기 보호관리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우선 이번 합동조사의 기간이 151.35㎢에 달하는 엄청난 면적의 한라산국립공원을 조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용역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과업지시서 상의 용역기간으로는 한라산에 대한 총체적이고 정밀한 조사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단지 닷새동안의 조사를 통해 국립공원 보호관리계획과 케이블카 설치타당성 여부를 결정한다고 어느 누가 이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19·20일 양일간 쏟아진 장맛비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심이 간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조사가 한라산 전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기보다는, 케이블카 설치를 전제로 한 설치예상구간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케이블카 설치타탕성여부 조사가 아니라, 케이블카 설치구간의 적정성여부 조사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용역을 맡긴 제주도가 진정으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용역을 통해 한라산 보호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여부를 결정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6월 중순에 있었던 「호주와 일본의 케이블카 시설 현지답사」에 용역업체인 스카이레일사를 방문한 것은, 이 용역의 공정성을 뿌리부터 흔들어놓았다. 22일 공개될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개발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에도 세계적 수준의 관광상품 개발전략으로 한라산 부근에 케이블카를 개발하는 제안이 포함됐다.

    이렇듯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따라서 어느 누가 케이블카 타당성조사 용역의 공정성, 객관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도 당국이 하루빨리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의지를 버릴 것을 촉구한다. 한라산국립공원에 대한 장기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국립공원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게 오히려 훨씬 시급한 일이라는 것을 거듭 주장한다.


    2000. 6. 21

    서귀포예래환경연구회
    제주환경운동연합
    한라산지킴이
    참여자치와환경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회
    거산회
    굼부리산악회
    산방산악회
    서귀포백록산악회
    YMCA산우회
    제주산악회
    표선산악회
    한국설암산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