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감시·대안·참여·연대를 지향합니다.

  • 새해를 꿈꾸며

  • 2007년 한 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새해면 늘 새로운 각오를 하며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어떠신가? 개인적으로 술을 끊거나 담배를 끊거나 아침운동을 시작하겠다거나
    뱃살을 빼겠다는 각오가 잘 실천되고 있으신가. 올 한 해에는 일상의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신가. 세상을 둘러보면 우리를
    만족시킬 변화가 밀려오고 있는가.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이 생겨나더라도 그것은 우리의 본질적인 일상의 혁명이 아니고 부수적인 것들뿐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것은 기술적인 혁명들뿐이다. 새로운 냉장고, 새로운 휴대전화, 새로운 게임 등 디지털 혁명만이 우리를 쇄신하는 도구이다.
    이제 그 새로운 것을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고 만족의 수치가 되어버렸다. 진정 우리가 찾아야 할 것들은 잊은 채, 자본의 거대한 물결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일을 하면서 휴식을 갖고 여가를 즐기는 것이 행복감이었지만, 이제는 아파트 평수를 늘리거나 배기량이 큰 자동차를 사거나 새로운
    모델의 휴대전화를 사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심장부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그냥 주거공간이 아니라, 삶의 척도이고 삶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대통령도 국정의 긴요한 과제로 아파트 정책을 거론하면서 비틀거리고 있다.


    세계 속의 한국이라거나, 문화대국으로의 도약을 꿈꾼다거나, 한류를 통해 동아시아의 중심국으로 비약하겠다는 중장기적 계획은 없고, 다만
    아파트 값 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아파트에 목숨을 건 서울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세계에서 꼴찌라고 올 초 뉴스가 전하고 있다. 그렇게
    경제적으로 도약하고 세계 교역 12위가 되었건만 정작 마음이 풍요로워지거나 행복해지진 못하였던 것 같다.







    제주는 어떤가. 미국과의 FTA체결로 감귤농업에
    비상이 걸린 정황 때문에 제주는 우리나라 전체를 에워싸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개발정책을 거부하는
    모습인가?


    제주특별자치도도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골프장과 리조트를 만들고, 홍콩과 싱가포르의 국제자유도시를
    꿈꾸고, 세계 자본을 유치하려는 몸부림을 하고 있다. 지난 달 특별자치도 물산업 육성 기본계획수립에 제주의 물을 수출하는 헛된 꿈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다수를 증산하여 산업적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려 하는데 정말 이래도 될까. 지하수는 생존의 조건인데, 그것을 돈과 바꾼단 말인가. 또 얼마
    전 도지사는 뉴제주 운동을 제창하며 시민과의 만남을 주도하였는데, 해군기지를 추진할 뜻을 내비추었다는 평가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는 빼고 일부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을 통해 정말로 도민의 화합과 상생의 뉴제주 운동이 실현될까
    의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가 모두 신자유주의 사고의 발상에서 이루어졌고, 제주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개발공화국의 첨병 노릇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뿐이다.


    신자유주의는 인간과 땅의 모든 것을 파괴해 버렸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윤택해졌으나 정신과 영혼은 황폐화되었다. 이제 세상은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하늘의 뜻과
    신의 뜻에 맞는 세상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하늘을 좌표로 삼고 땅을 나누고 인간을 존귀하게 여기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그것이
    뉴한국이 되고, 뉴제주가 된다. 뉴제주의 새로운 세상은 기존의 차별과 갈등과 개발과 파괴로 이루어진 근대성을 탈피하고, 자연과 인간과 규범과
    문화를 중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되는 세상일 것이다.


    새로운 제주는 기존의 개발논리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고, 특별자치도와 시민단체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함께 아름다운 제주를 가꾸는 가운데
    시작될 것이다.






    “부자 되세요”라는 천박한
    인사를 나누는 서울사람과 달리, 따듯한 마음을 나누며, 자연생태를 잘 지켜나가는 촌사람으로 남을 때 새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