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감시·대안·참여·연대를 지향합니다.

  • [한겨레] 예쁜 공원과 골목 안 이웃사촌들 웃음꽃







  • <script type="text/javascript">
    var list_url =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
    </script><script language="JavaScript" src="/section-homepage/include/07/js/openPop.js" type="text/javascript"></script>






















     
     
     
     
    한겨레 권복기 기자
     








    <script src="/section-homepage/news/06/news_font.js" type="text/javascript"></script><style type="text/css">

    .article, .article a, .article a:visited, .article p{ font-size:14px; color:#222222; line-height:24px; } </style>






















     











    » 제주시 이도1동의 빈집터에 만든 퐁낭공원은 한때 제주의 중심이었다가 주민들이 떠나 사그라들고 있던 이 마을에 초록빛 희망을 던지고 있다. 사진은 김형진 동장, 한재숙 부녀회장, 홍국태 주민자치위원장(왼쪽부터).
     


    ‘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제주도는 국제적인 휴양지이지만 그늘도 있다. 제주의 햇살은 눈부시고 관광객들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빛난다. 하지만 그런 화려함 뒤에는 쇠락해가는 마을과 무너지는 공동체가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마을만들기’에 나선 이유다.























     


    ‘마을만들기’의 첫번째 사업은 이도1동의 퐁낭공원 조성과 걷고 싶은 골목길 가꾸기다. 공항에서 가까운 이 동네는 제주도의 옛 중심지로 제주민의 탄생신화가 서린 삼성혈과 유배문화의 상징인 오현단 등이 있는 동네다. 중앙로가 지나며 오현고, 제주일고, 제주여고, 제주농고, 제주일중, 오현중 등 학교도 많았다.


    하지만 신시가지가 만들어지면서 이들 학교는 연동과 노형동으로 옮겨갔고 한때 1만2천여명에 이르던 주민들의 수는 7500여명으로 줄었다. 홍국태(58) 주민자치위원장은 “사람들이 공터에 쓰레기를 버렸고 빈집은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쓰이는 등 동네 꼴이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무너지는 마을공동체 회복하려
    자투리땅 공원 짓고 골목길 정비
    방문객 체험 프로그램 준비도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첫 사업으로 쌈지공원 형태의 퐁낭공원과 골목길 녹화를 시작했다. 퐁낭은 팽나무를 가르키는 말로 제주도의 마을나무다. 제주 사람들은 예전부터 마을 어귀의 퐁낭 아래 모여 쉬고 마을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 단체는 이도1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와 함께 퐁낭 주위에 평상과 의자를 만들어놓고 꽃과 잔디를 심어 아스팔트와 시멘트 건물 일색인 이 마을에 초록색을 입혀나갔다. 퐁낭공원을 중심으로 한 골목 200m에 붓꽃, 패랭이, 털머워, 무늬둥굴레 등의 화초를 심었고, 좀작살나무, 조팝나무, 줄장미, 수양매화, 동백 등의 나무도 심었다. 동사무소는 퐁낭공원 부근의 공터 주인과 의논해 세금을 내지 않게 해주는 대신 주민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었다. 공원 네거리의 벽에는 사람 얼굴 형상을 한 부조와 벽화로 장식했고, 제주의 화산 폭발을 형상화한 타일 장식도 해 놓았다. 한재숙(51) 부녀회장은 “동네 골목에 자주 나와보고 싶을 정도로 좋아졌다”며 “주민들 모두 너무 마음에 들어한다”고 말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뜬 첫 삽은 이도1동사무소가 이어받았다. 동사무소는 ‘걷고 싶은 골목길 가꾸기 사업’에 이어 2단계로 대로변인 남문4거리 주위의 담장을 개보수한 뒤 그 위에 제주도의 신화와 상징을 담은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김형진(49) 동장은 “다른 동은 물론이고 시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지원의사를 밝혀왔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폐가와 공가를 정비하는 한편 짜투리 공간을 활용한 쌈지공원을 계속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퐁낭공원에 이어 동백나무 숲이 있는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에서도 마을만들기 사업을 진행중이다. 마을 청년회가 심은 퐁낭 주위에 흙담을 만들고 의자를 놓아 주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쉴 공간을 만들 생각이다. 방문객에게 나눠주기 위해 마을지도도 제작중이며 300년의 역사를 가진 이 마을 이야기를 영상으로 채록하고 있다. 육지나 도시에서 가족 단위로 마을을 찾을 것을 대비해 오름학교와 같은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세 번째 사업인 대정읍 마을만들기는 규모가 아주 크다. 대정읍의 14개 마을이 모두 참여한다. 대정읍은 마라도와 가파도가 있고, 독특함으로 이름난 제주옹기를 만들던 옹기터와 4·3 관련 유적지가 있는, 관광상품의 잠재력이 큰 곳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올해 이 마을의 역사, 문화, 자연 등에 대한 조사사업과 함께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 마을의 문화유산을 안내할 문화유산해설사 양성과정을 6월부터 시작한다.


    라해문 제주참여환경연대 마을만들기팀장은 “마을만들기의 첫번째 목표는 마을공동체의 회복”이라면서 “그런 마을들을 네크워크화해 에코투어리즘이나 팜스테이처럼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를 가까이서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