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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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과 푸름이 가득한 생명의 숲

  • 오늘 방문한 곳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과 광릉입니다. 어제 저녁 평가회의 시간에 오늘 일정에 대한 내용들을 나누면서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해볼까 함께 논의하던 중 오전엔 숲해설을 듣고, 오후엔 산림동물원을 탐방하기로 결정했지요.


    오전 10시부터 매시 정각에 이루어지는 수목원해설가 안내. 시간에 맞춰 '방문자의 집' 앞에서 수목원 리플렛을 읽고 있던 우리들에게 인상좋아보이는 이연규 해설가님이 다가오셨어요. 우리 제주도팀 다섯명과 곧 산달을 앞둔 부부 두 명, 총 일곱명의 탐방객들은 이연규 해설가님의 안내로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 국립수목원 이연규해설가님
     


    조선조 제7대 임금인 세조대왕이 묻힌 광릉의 부속림 중 일부가 이 국립수목원인데요, 이 곳은 500여년 이상 황실림으로 관리를 해 온 곳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 이런저런 외세의 침략과 전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사의하게도 이 곳은 피해하나 입지않고 온전하게 지금까지 남아있답니다.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죠? 그리고 500여년 이상 온전하게 남아있는 곳이다보니, 숲의 천이과정에서 가장 최종단계인 '극상림'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극상림'의 단계에서 많이 보이는 까치박달나무와 서어나무를 이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해설가님의 설명을 들으며 걸음을 옮기던 중, 우리들의 눈을 잡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이름하여 "계수나무" 제주에선 아직까지 본 적이 없기에 신기했는데요, 일본이 원산지인 이 친구는 우리나라에 들여온 한 그루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분포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곳에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계수나무의 어머니가 있답니다.




















       
     
    ▲ 계수나무. 달콤한 솜사탕 향기가 난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니 벤치가 있는 널따란 대로가 나오는데, 양옆으로 참나무과 6형제가 사이좋게 자라고 있었어요. 바닥에 떨어진 굴참나무 가지를 보는 우리들에게 해설가님이 설명이 들렸습니다. "이렇게 도토리와 잎이 무성한 가지가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는 이유는 도토리거위벌레라는 곤충때문입니다. 그 곤충의 암컷이 도토리에 알을 낳고 톱니처럼 생긴 주둥이로 가지를 잘라내 이렇게 떨어뜨리는 거죠. 도토리만 떨어뜨리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떨어질 때 바닥에 닿는 충격으로 도토리가 부서지면 새끼들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렇게 잎을 단 채로 떨어뜨리는 겁니다."




















       
     
    ▲ 굴참나무 도토리.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시던 해설가님의 손바닥에 열매가 하나 놓였는데요, 이건 '가래나무'의 열매라고 하셨어요. '호두'처럼 딱딱한 껍질안에 열매가 있는데, 이 '가래나무'의 열매는 오로지 청설모밖에는 깔 수가 없다고 합니다.(다람쥐나 어치는 택도 없다네요.)




















       
     
    ▲ '가래나무' 열매. 오른쪽은 반으로 쪼개진 모습.
     


    청설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금 국립수목원에는 청설모의 천적이 없어서 그 수가 많이 불어나고 있더랍니다.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는 말을 들으며, 생태계의 안정적인 먹이사슬구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어요.


    1시간 예정이던 수목원 해설이 우리들의 질문과 호기심으로 30분이 더 걸렸는데요, 해설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라 크낙새가 있다는 해설가님의 놀라운 이야기에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저기 나무위에 앉아있는 크낙새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모형이지만 말이죠.




















       
     
    ▲ 크낙새 모형. 어서 빨리 돌아오길...
     


    지구상에서 한반도 중부이남에만 서식하고 있던 크낙새가 모습을 감춘지 벌써 6년째가 되어간답니다. 매일 이 곳에서 크낙새 울음소리를 내면서 그 친구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까진 보이지 않고 있대요. 그래도 다행이라면 몇 달전 뉴스에서도 보도된 바 있는 "장수하늘소의 국립수목원 복귀"랄까요? 장수하늘소가 돌아왔듯이(20여년만이라고 알고 있어요.) 언젠간 크낙새도 돌아올 것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


    오전 수목원 해설을 마치고 고픈 배를 빵빵하게 한 뒤, 소화도 시킬겸 근처 광릉으로 향했습니다. 2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산림동물원 탐방시간까지 한 시간 이상 남아있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했거든요.


    홍살문을 지나면서 사진도 찍고 풍경도 보던 우리들에게 그 곳의 관리소장님이 다가오시면서 직접 설명을 해 주겠노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기쁘던지!!!(사실 오후 2시부터 해설가의 안내가 시작되는데, 그 때는 산림동물원으로 출발해야했기에 들을 수가 없어 아쉬워하던 차였답니다. 정말 운이 좋았어요.)




















       
     
    ▲ 홍살문(신문 또는 홍문이라고도 함)
     




















       
     
    ▲ 정자각으로 올라가는 신階(왼쪽)와 인간階(오른쪽)
     


    사실 우리나라의 능 문화에 대해선 그리 아는 바가 없고, 주워들은 게 전부였던 저였기에 생소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호기심이 더 일었습니다. 능 문화를 공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도 했으니까요. 관리소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능으로 향한 우리들은 일단 세조의 능 앞에서 잠시 묵념을 하고 본격적인 탐방에 들어갔어요.


    젤 앞에 서 있던 문인석과 무인석, 그리고 그들이 타는 석마를 보았는데 무인보다 문인을 우대했던 조선시대여서 그랬을까요? 무인석이 문인석보다 한 계단 아래 위치해 있었습니다.




















       
     
    ▲ 문인석과 무인석이 타고 다니는 석마
     




















       
     
    ▲ 무인석. 문인석보다 한 단계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다.
     




















       
     
    ▲ 문인석. 두 손에 홀(笏)을 들고 있다.
     


    그리고 능을 지키는 네 쌍의 석양과 석호, 신이 앉는다는 혼유석, 능을 빙 둘러싼 곡장 등 능 주위의 석물들을 보며 관리소장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석물 하나하나에도 깊은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답니다. 좀더 여유가 있었으면 오랜 시간동안 있다가 왔을텐데, 많이 아쉬웠어요.




















       
     
    ▲ 장명등. 원래는 안에 불을 놓아 밝혀야 하나, 지금은 상징적 의미로만 사용된다고 한다.
     




















       
     
    ▲ 혼유석. 능에 누운 자가 일어났을 때 앉는 자리.
     




















       
     
    ▲ 석양. 봉분을 호위하는 역할.
     




















       
     
    ▲ 석호. 석양과 함께 봉분을 호위하는 역할. 하지만 호랑이를 닮지는 않은 듯.
     




















       
     
    ▲ 망주석.
     




















       
     
    ▲ 난간석에 새겨진 십이지신상. 어떤 동물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 봉분을 두른 난간석.
     




















       
     
    ▲ 곡장. 봉분과 석물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 신도비각(또는 비각). 안에 비가 있다.
     


    길어진 광릉에서의 해설로 인해 부랴부랴 달려간 산림동물원. 눈 앞에서 닫혀진 입구에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관계자분이 열어주셔서(원래는 정해진 시간을 지나면 열어주지 않는데 제주에서 왔다기에 특별히 허용을 해 주셨어요.) 앞서 간 일행들과 합류할 수 있었어요.




















       
     
    ▲ 산림동물원 해설을 담당한 김완종 해설사님. 걷기명상법도 가르쳐주셨다.
     


    처음 만난 친구들은 맹금류인 대머리독수리와 수리부엉이, 말똥가리. 두 눈으로 보기는 처음인지라 정말 많이 흥분하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어요. 대머리독수리를 1m 앞에서 봤는데, 왜 그렇게 큰 지... 양 날개를 펼치면 3m를 넘는다는 설명에 한 번더 놀랐어요.




















       
     
    ▲ 썩은고기 전문청소부 대머리독수리
     


    그리고 지붕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수리부엉이!!! 또 한 번 흥분했음을 말할 필요도 없었지요.




















       
     
    ▲ 맹금류인 수리부엉이 친구들.
     


    이 밖에도 이 곳에는 원앙, 고라니, 백두산 반달가슴곰, 멧돼지, 백두산 호랑이가 있는데, 고라니는 수줍음이 많아 유일하게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 백두산 반달가슴곰. 물 속에 앉아있다 우리로 돌아가는 모습.
     




















       
     
    ▲ 멧돼지 식구들. 어미와 새끼들이다.
     


    백두산 호랑이 수컷은 우리 안을 쉬지않고 걷고 있었는데, 이것은 하루 80km 이상을 이동하는 야생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좁은 우리안에 갇혀 있으려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 오늘의 하이라이트, 백두산 호랑이. 수컷 '백두'는 신경이 날카로운지 연신 으르렁!!!
     


    그렇다고 해서 계속되는 개발과 삼림파괴로 인해 불안정한 우리나라의 생태계 현실에서 자연속에 풀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이 국립수목원처럼 우리나라 국토가 초록의 삼림으로 가득차길 바라는 건, 정말 헛된 꿈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