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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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아이와 서울 아이의 2박 삼일


  • * 지난 3월에 열린 서울 생태보전시민모임과의 자원활동가 교류회에는 어린 친구들도 함께 했습니다. 양 쪽 자원활동가 아이들도 함께 했는데, 참가한 어린이 중 이진규 친구의 참가 소감을 한라생태길라잡이 카페에 올렸네요. 경운기도 타보고, 함께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한라생태체험학교’에서 서울의 친구들과 우리는 산골체험을 하고 어머니와 어른들은 족은노꼬메와 관음사 탐방로에서 모니터링하시고, 계속 회의만 하셔서 우리끼리 따로 놀았다.
    27일은 안개가 많이 끼어서 어머니가 모니터링 가신 학교 앞의 산도 안보였고, 놀고 싶어도 잔디밭이 젖었다고 못나가게 해서 몸이 근질근질 했다. 그래도 서울에서 온 형들이랑 잔디밭에서 놀았는데, 운동화가 다 젖고, 옷에 흙범벅이 되어서 갈아입었다. 낮에는  심심해지만 밤에는 숯불에 고기와 굴을 구워 먹을 때는 신났다.
    밤이 되니까 우리가 사는 동네보다 아주아주 어두워서 밖에 나갈 때 후레쉬를 가지고 나갔다. 그게 재미있었다. 서울에서 온 형들이랑 함께 밤새도록 안자겠다고 약속했는데, 감기약을 먹어서 스르르 잠이 들어 버렸다. 어떤 형들은 진짜 밤새도록 놀았다고 했다.
    뒷날은 날씨가 좋아서 놀아도 신발이 젖지 않았다. 그래서 흰둥이를 풀어 데리고 놀다가, 닭장에 있는 닭을 잡아서 안아보고, 알을 품고 있는 엄마닭의 엉덩이를 건드리고 토끼한테 먹이도 주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온 형들과 누나들은 닭을 처음 만져 보았다고 했다.
    저녁에 오르미 선생님이 “알을 품고 있는 엄마 닭을 건드리면 병아리가 안 깨어난다”는 말씀을 해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병아리도 보고 싶은데, 안 깨어나면 어떻하지’ 엄마 닭은 성질이 나쁘다. 내가 막대기로 살짝 건드리니까 내 손을 콕 찍어서 깜짝 놀랐다.
    오전에는 쑥과 달래를 캐서 점심때 맛있게 찌짐을 부쳐 먹었고, 축구도 했다. 오후에는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해 와서 가마솥에 불을 때서 밥을 했는데, 연기가 나 한테로만 와서 눈이 매웠다, 그렇지만 밥은 잘 지어졌고, 어른들은 우리가 만든 밥을 드시면서 칭찬을 하셨다.
    그곳에서 제일 신나는 것은 경운기를 타는 거였다. 경운기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가면 덜컹덜컹 하니까 신난다. 나는 경운기를 타 보았기 때문에 맨 앞자리에 서서 가도 겁이 나지 않았다.
    서울 형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제주도 말을 자꾸 다시 해보라고 했다. 나는 서울말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서울말은 하나도 안 이상했다.
    그리고 서울 형들은 지게를 지는 것이 힘들다고 했는데, 나는 한번 해 보았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 나는 하루 더 놀고 싶었지만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28일에 돌아왔다.
    2009년에는 어머니 따라서 우리가 서울로 갈 거다. 그때 다시  형들이랑 만나서 서울의 놀이동산에 가봤으면 좋겠다.


    - 제주 동화초등학교 2학년 3반 이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