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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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기지 건설은 도민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         지금까지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일하면서 논문발표회나 포럼 등을 몇 번
    다녀왔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흥미로웠다기보다는 지루한 면이 많았다. FTA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찬성/반대에 따른 견해에 대해서 어떤 점에서 하는 게
    좋을 지, 어떤 점에서 이런 식으로는 안되는 지 이런저런 생각도 해 봤지만, 사실 해군기지 설립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사이의 gap이 이렇게
    심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토론은 1, 2부로 나누어져 꽤 격하게 진행되었다.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얼마나 컸는지, 늦지 않게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1층은 자리가 꽉 차서 2층에서 봐야 했다. 


            우선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 사이의 양립성과 모순성에 상당한
    쟁점이 있는 것 같았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해군기지가 필요하다”,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가 웬말이냐”... 깊이 들어가서는
    미국의 해양 패권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의 대중국 MD 전진 기지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또
    해군기지가 유치될 경우 모슬포에 공군기지도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서, 제주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환경 문제 등 모든 것을 포함해서 정말 열띤
    토론이 계속되었다. 찬성과 반대 측의 모든 토론자 분들이 해군기지과 관련하여 모두들 상당한 일가견이 있고, 설득력이 있는 자료들도 많이 가지고
    나와 자신들의 의견을 보충했지만, 반론을 들으면 그런 것 같다가도 역반론도 또 맞는 말 같아서 솔직히 나는 무엇이 맞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기 때문에 해군기지 설치가
    무조건 안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지만, 현재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도민들의 의견이 무시된 채 해군기지를 설립한다는 것은 또
    잘못된 것 같다. 서로의 상충된 의견을 잘 조합한 제3의 의견이 나와서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 해군기지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도민 및 환경에 피해가 있으면 안되고, 경제적인 차원을 뛰어 넘어서 해군기지가 설립됨으로 인한 기회비용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사실 토론 내내 언짢았던 것은 사람들의 태도였다. 각 입장을
    대변하는 토론자를 앞에 두고 관객석에서 지나치게 옹호하거나, 자신과 반대 의견에 있는 토론자들이 시간 초과로 인해 말이 잘리거나 하면 야유하는
    태도, 감정을 너무 앞세워 인신공격을 하는 모습, 아무데서나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오늘 도청에 피켓 시위를
    다녀왔는데, 참모총장이 도청에 들어갈 때 사무처장님이 몸싸움을 무릅쓰고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서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느꼈다. 나는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야 겨우 해군기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해군기지
    설립의 장/단점에 대해서 아직 지식이 짧지만, 모든 문제는 이 땅에 거주하고 있는 도민의 중심에서 도민과의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