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감시·대안·참여·연대를 지향합니다.

  • 마을어린이도서관운동

  • 글쓰기에 앞서
      대전의 어린이도서관은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를 결성하는데 까지 진행되었다. 어린이도서관운동 이야기를
    하면서 협의회를 진행하기까지의 과정, 효과 등 사업개요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사례를 듣는 구성원이 이미 시민운동을 하는
    활동가이기 때문에 문서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하였다. 그래서 도서관사람으로 얘기를 두루뭉수리하게 썼다.


    어린이도서관의 의의와 역할


    1. 사람을 찾아가는 도서관문화를 제안
      평생학습관으로서 도서관이 진정성을 갖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일상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도서관이 아이들의 일상의 시설로 다가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린이 도서관의
    건립을 생활권 단위로 해야 한다. 하지만 생활권 단위로 어린이도서관을 세운다고 해서 지역주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전근대적인 의식이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도서관에서 다양한 커뮤니티와 자원활동을 개발해서 주민들이 도서관의 운영과 서비스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여
    이용자중심의 도서관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공급자 중심의 운영을 하는 도서관과 차별성을 보여 전체
    도서관문화변화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2.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해지는 교육 실천
      입시경쟁과 사교육 시장의 열기 속에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아이의 교육도
    차별받고 있다. 차별의 심각성을 충분히 느끼면서도 내 자녀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며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어린이도서관이 학교 밖 공교육기관으로서 누구나 차별 없이 정보와 지식을 가져갈 수 있도록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의
    주체인 부모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며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는 데부터 시작된다 할 것이다.
      어린이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책을 접하게 해주기 위한 요구로부터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자녀양육과 우리 교육현실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3. 지역공동체의 장
      [대전어린이도서관만들기모임]이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도서관만들기사업은 그 자체로 마을공동체운동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발전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마을과 생활을 창조해가는 주민운동이다. 어린이도서관이라는 공간을 통해 주민에게 지식과 정보,
    문화활동, 평생교육을 하는, 지역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기초적 문화환경이다. 특히 어린시절부터 독서습관을 기르고 일상적인 문화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어린이도서관의 다양한 활동은 어린이 문화의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효과적인 지역문화의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 문화, 복지, 인권, 환경 등 지역의 다양한
    의제를 실천하는 단체들에 자료를 제공하고 주민들이 그 활동의 내용을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삶터 가꾸기는 나로부터 혁명: 알짬의 아줌마들


    1. 약이 된 독, 주민운동은 이기적인 욕구로부터 시작된다.
      알짬이 있는 석교동의 경우 경제적으로 낙후되었을 뿐 아니라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의 학력이 낮다. 알짬의 350가족 중 대학에 다닌 경험이 있는 경우는 5%안팎이다. 대부분 학벌로 인해 자긍심이 낮아져
    있고 자녀의 교육형태 또한 정보의 부족과 경제력이 낮음으로 인해 다양한 방법의 교육체험 기회를 갖기보다 보습학원에 절대적으로 매달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초등학교 학부모가 회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알짬의 경우 부모가 함께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긍심을 높일 뿐 아니라
    자녀에게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을중심의 교육공동체를 이루어나가는 원인이라 하겠다.


    2. 알짬의 효과


    1)공동체의 시작: 공급자도 나, 수요자도 나


      다양한 정보와 사람이 모이고 소통하는 마을의 작은 도서관들은 활발한 자원 활동과 문화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여 공동체를 회복하고
    새로운 가족문화와 지역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짬의 대부분의 문화활동은 지역의 아줌마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숲놀이, 닥종이공예와 같이 자신들이 어릴 때 했던 놀이와 사라져가는 문화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자료를 찾고 직접 체험하고 있다.
    문화센터와 같이 일방적으로 문화를 강좌하고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동아리 활동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되는 자원봉사자들은 적극적인 도서관 자원활동가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청소, 책 정리, 기행준비모임 등 동아리 활동과 자원봉사를 통해 공동체를 맛본다. 마을어른들에게 공적서비스를 받는 아이들은 당연히 공적서비스에
    노출되고 자원봉사자를 자처하는 가하마면 스스로 동아리를 형성하여 활동한다.
      특히 알짬의 환경구성 과정에 있어 600만원의
    견적이 나온 리모델링 비용을 250만원의 예산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석교동에서 건축일을 하시는 아빠들이 직접 리모델링에 노동력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보수적인 성향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 문화를 갖지 못했던 가정들이 가족과 함께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현재 200여 가족 700여명의 회원(대출회원)을 이룰 수 있는 일 또한 지역주민 중심의 운영시스템 때문인데
    노동봉사는 물론이고 강사, 프로그램 진행자 대부분이 지역민이며 후원회원 또한 대체로 지역주민이 하고 있다. 그 속에 수요자도 주민이다.


    2) 동아리 중심의 공동체적 의식이 만든 형제적 관계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에는 책을 보는 아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무리는 놀이를 질기기도 하는데 물론 소란스럽다. 그러나 제지하는 어른은 없다. 다만 주변에서 책을 읽던 아이들이 조용히 해 줄 것을 요구하면
    싫은 내색 없이 소리를 죽인다.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가위와 풀 등의 도구를 사용할 때 스스로 만들기 힘들어서 도우미의 도움을 받을 때 자연스레
    연령이 어린아이부터 도움을 받는다.
      이런 현상들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경쟁 속에 살아온 아이들답게 서로 먼저
    사용하고 배우려 했고 떠들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서로 싸우기도 했다. 이런 현상들이 자연스레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내 아이가 아는
    우리아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3) 자원봉사를 통한 자기개발과 자긍심 회복
      알짬을 운영하기 시작할 때 자원봉사자의 확보와 프로그램진행 인원의 절대적
    부족이 예상 되었다. 타도시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자원봉사하는 분들은 학력이 대개 대졸이고 전공을 살려 많은 프로그램에 투여되고 있는 반면 석교동의
    경우 생계형 맞벌이가 많고 전업주부의 경우도 낮은 상태였다. 알짬설립추진위원으로 시작을 같이 한 자원봉사자들의 경우만 해도 고졸이 대부분이고
    중졸의 학력도 있었다.
      설립추진위원 스스로 프로그램의 진행, 자원봉사자교육을 하기를 꺼려하였다. 그러나 시골에서 큰 경험을
    시작으로 숲놀이, 자연물로 만들기 등 어렸을 때 했던 경험들을 하나하나 펼쳐놓기 시작하면서 관련된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좋은
    프로그램 강사로 일하고 있다.
      일산, 수지 등 선진적인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빈민운동, 공부방운동의 경험일 갖고 있는
    인적자원임에 비교할 때 알짬의 자원봉사자들은 함께 일하게 된 참여자치시민연대 조차 알지 못했던 사회적 운동과 관계없이 살아온 석교동의
    주부들이다. 이런 이들이 대전지역 도서관운동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된 것은 도서관을 통한 자아 찾기와 함께 살아나가는 것을 배우는 아이들의 변화를
    확인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어린이도서관운동이 주민중심일 수 있는 힘


    1. 불쏘시개가 된 시민운동활동가의 눈
      알짬의 탄생에 시민운동활동가의 “도서관으로 제안”은 시기적절한 판단이었다.
    착한엄마들의 애타는 모임으로 지속될 수 있었던 일을, 도서관운동으로 이끌어 낸 것은 주민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역할을 제시한 활동가의
    눈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민운동을 지원함에 있어 주민의 자발성을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시민운동활동가의 철학이다.


    2. 자발성을 만드는 일상성, 공공성
      도서관운동이 지역주민의 자발성을 갖고 오게 하는 또 다른 힘은 도서관이 갖고 있는
    일상성과 공공성 때문이다. 도서관은 누가 주체가 되건 공공성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누가 만들었냐보다 내가 사용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내가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도서관운동이 주민으로부터 시작된 대전은 생명력이 질긴 것이다.


    3. 지속적인 확산은 부분적인 공동체를 전이넞긴 공동체
      개인의 삶을 통해 보면 어린이도서관을 통해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은
    교육의 극히 작은 부분이다. 도서관을 벗어나면 여전히 극단적인 시장논리의 삶을 경험해야 한다. 한 개인이 공동체 삶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여러
    부문 (예를들면 생협, 의료생협, 공동사업장등)의 공동체가 한 개인을 중심으로 생겨날 때이다. 주민중심의 도서관의 확산을 통해 이를 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