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지코지안의 건축물 ⓒ김홍구

섭지코지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성산일출봉이 거대한 건물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우리의 가슴과 영혼을 정화시켜 주던 아름다운 경치는 어디로 갔는가.  그대로 있다.  다만  눈에 거슬리는 것에 가려 보이지 않을 뿐이다.  섭지코지의 협자연대 곁 높은 곳에 올라야 그나마 보일 뿐이다.  그것도 건물 지붕위에 얹어 있는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을 뿐이다.

  
▲ 붉은오름 너머 가려진 성산일출봉 ⓒ김홍구

  
▲ 섭지코지 건물들 ⓒ김홍구

오래전 섭지코지에서 풍광을 감상하던 때는 이제 없어졌다.  섭지코지안에  조그만 알오름을 오르자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그곳에서 사색을 하던때도 이제는 추억속에 가두어야 한다.  언제부터 제주사람들이 제주의 자연을 보려고 입장료를 내고 갔던가. 

제주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주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눈을 돌려야 하는가.  제주사람들은 이제와서 어떤 생각을 하여야 하는가. 현명한 판단을 할 시기다.

  
▲ 매표소와 입장료 ⓒ김홍구

섭지코지의 경관가치는 한라산국립공원, 성산일출봉과 더불어 최고를 자랑할 수 있다.   섭지코지는 제주다운 아름다운 멋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의 경관은 인위적인 건물이 아니더라도 더 뛰어나다.  이곳의 건물이 섭지코지의 상징이 될 수는 없다.  언제부터 제주사람들과 관광객이 바닷가 언저리만 도는 초라한 신세가 되었는지 개탄스럽다. 

이곳의 훌륭한 경관은 그 어느 누구도 가져갈 수가 없다.  오직 이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제주사람의 것이며  붉은오름의 것이며 이곳에 살고 있는 생물인 것이다. 제주사람에게서 섭지코지를 앗아간 것도 억울할진대 그  경관마저도 앗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땅은 소유할 지 모르나 아름다운 경관은 반드시 돌려 받아야 한다.

  
▲ 붉은오름 ⓒ김홍구

  
▲ 섭지코지 해안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김홍구

섭지코지 건너 우도에는 쇠머리오름이 있다.  우도는 이 쇠머리오름에서 넘쳐나는 용암으로  대지를 만들었다.  쇠머리오름에서 보면 쇠머리알오름을 지나 편평한 우도가 펼쳐져 있고 그 동쪽에 비양도가 있다.  우도에도 비양도가 있다는 것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 우도(2008년) ⓒ김홍구

쇠머리오름은 해발 132.5m, 비고 128m이다.   우도에는 우도팔경이 있다.  제1경부터 주간명월, 야항어범, 천진관산, 지두청사, 전포망도, 후해석벽, 동안경굴, 서빈백사가 그것이다.  그뜻을 차치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제주가 가지는 가치처럼  우도는 제주에 있어 귀한 존재다.  매년 제주음악가 테너 현행복이 여는 "우도동굴음악회"는 우도를 알리는 촉매역할을 하며 지금도 열리고 있다.  우도에는 홍조단괴로 유명한 서빈백사, 검은모래로 알려진 검멀래바닷가, 조개모래로 아름다운 하고수동해변이 있으며 우도땅콩과 동굴이 있고 그안에 살고 있는 우도사람들이 있다.

  
▲ 쇠머리오름과 알오름 ⓒ김홍구

그런데 섬속의 섬 우도는 지금 커다란 몸살을 앓고 있다.  도항선이 실어 나르는 차량으로 인해 우도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의 차량총량제를 더욱 엄격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우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량을 이용하여 그안에 마실 것, 먹을 것을 모두 준비하고 도항선에 실어 우도로 들어와  우도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매연과 소음,  쓰레기만 남기고 떠난다.

우도에 들어가는 차량을 우도주민과  반드시 필요한 차량으로만 제한한다면 우도는 소처럼 느리게 걷고 즐기면서 우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우도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비롯한 전동자동차의 대여료를 많이 내려야 한다.  대신에 우도에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도항선을 이용해 차량을 갖고 오는 것보다 더 비싼요금은 차량반입을 하게끔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 도항선과 우도의 전동차량 ⓒ김홍구

차량증가로 인한 피해는 더 있다.  열악한 도로구조에 있다.  우도는 더 이상의 도로를 넓힐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 이도로에 보행자, 자전거, 이륜자동차, 렌트가, 버스, 전동자동차등 무수히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엉키며 다니고 있다.  더군다나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짜증이 날 정도다.  여유롭게 걸으며 우도를 즐긴다는 것은 상상속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 

여기에 더하는 것은 무분별하게 들어서고 있는 건물이다.  우도의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은 우도의 경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우도는 용암대지로 만들어진 나지막한 섬이다.  여기에 우도의 빛깔과 맞지않은 색을 입히며 우도의 지세와 어우러지지 않은 모양을 만들어 건축물을 짓는다면 우도는 원래의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다.
우도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하는 것중에 하나가 전봇대의 지중화다.  나즈막한 평지에 우뚝우뚝 솟아 있는 전봇대는 무척 눈을 거슬리게  한다.  제주도내의 송전탑이 그러하듯이 우도의 전봇대를 지중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 우도의 차량 ⓒ김홍구

  
▲ 우도의 건축물 ⓒ김홍구

  
▲ 우도 전봇대 ⓒ김홍구

우도에 가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도주민의 일일생활권과 관광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륙교를 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도에 연륙교가 놓여져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일일생활권은 보장이 되겠지만 연륙교를 통하여 차량을 가지고 들어오는 관광객으로 인해 우도는 꽉 차게 된다.  그들이 우도에 남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허접한 것만 남기고 갈 것이다.  그저 우도를 한바퀴 휙 둘러보고 갈 뿐이다.  지금 제주의 현실이 우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제주를 무박2일코스로 만들어 한라산만 다녀오고 그저 올레길만 걸으면 바로 가버리는 형태의 관광이다.  이들은 과연 제주에 와서 무엇을 남기고 가고 무엇을 가지고 갈까.

연륙교는 우도에게 생각보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량으로 꽉찬 우도, 거기에서 뿜어나오는 매연과 소음, 보행자의 권리를 앗아가는 몰지각한 일부 운전자의 운전형태, 각종 쓰레기, 그들을 맞이하기 위한 주차공간의 확충,  우도의 자연은 여지없이 파괴될 것이다.

  
▲ 연륙교 현수막 ⓒ김홍구

사람들이 왜 제주에 오며  왜 우도에 오는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그들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보고 제주다운 맛과 멋을 보기 위해 온다. 우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우도의 고유한 정체성를 상실한다면 더 이상 우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들꽃들,  흔하게 있는 화산암과 해변, 동굴, 그리고 오름들은 소중한 자원이며 제주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 구슬붕이-갯매꽃-엉겅퀴-양귀비꽃 ⓒ김홍구

  
▲ 고래콧구멍동굴과 우도땅콩 꽃 ⓒ김홍구

지금 제주의 풍광은  관광개발이라는 거창한 구호앞에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다.  제주도정이 내건 선보존후개발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자연의 보존과 개발은 양면성이기에  양쪽을 모두 충족시킬 수가 없다.  한쪽에서는 세계7대자연경관을 위한 홍보를 하면서 다른쪽으로는 개발을 한다면 이것 또한 모순이다.  제주도는 이제  선택을 하여야 한다.  자연을 보존하여 보전할 것인지 아니면 개발의 논리로만 나아가 인간의 편리성만 추구할 것인지를 말이다.

제주를 지키는 조그마한 행동이  우리의 아름다운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지키고  우리의 후손이  자연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티끌이 될 것이다.  모두가 섭지코지를 지키고 우도를 지키며  제주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해 본다면 멀어졌던 제주의 경관은 어느덧 우리곁에서 머물지 않을까 한다.

  
▲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우도(2008년) ⓒ김홍구

  
▲ 섭지코지의 붉은오름 ⓒ김홍구

  
▲ 우도안의 비양도에서 바라본 쇠머리오름 ⓒ김홍구

  
▲ 우도 천진항의 등대 ⓒ김홍구

<제주의소리>

<김홍구 객원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