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제주하수처리장 수질관리계장을 만나다
10월 24일 오수 100톤 역류 사건, 왜 일어났나?
지난 10월 24일 오후 9시 30분쯤 도두동 사수천 인근의 한 호텔에서 오수가 역류하는 것을 시작으로 100여톤의 오수가 인근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소식 접한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7일 오전 9시 30분 제주하수처리장 수질관리계장과의 면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일시: 2016.10.27.목. 9:30
장소: 제주하수처리장
참석: 제주하수처리장 고성찬 수질관리계장,임행률 하수운영과장,
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공동대표, 윤경미 시민사업팀장, 김예환 간사
참여환경연대: 왜 이런 일이 생겨난다고 보는가?
제주하수처리장: 무엇보다 그릇이 작은데도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이 쏟아져오는 것이 문제이다. 13만 톤을 소화할 수 있는 처리장이다. 가장 적정선은 80% 선(10만 4천톤)이 적당한데,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난 처리용량 때문에 계속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참여환경연대: 우리도 그러한 점에 문제의식을 같이한다. 환경기초시설에 기반한 개발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쉬울 뿐이다. 제주하수처리장은 시설도 노후화되었다. 이에 대한 예산반영도 없다. 현재 어떠한가?
제주하수처리장: 시설 유지 관리비가 연 30억 정도이다. 이번에 고장난 유입펌프만 해도 한 개 2억이고 총 5개가 필요하다. 교체 주기는 7-9년 정도이고, 4개를 상시 가동하고 1개를 예비로 두어서 고장 날 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참여환경연대: 고장났을 때 교체 시간만 해도 한 시간이다. 꽤 긴 시간이다(그 사이 오수가 방류될 수 있지 않는가?) 고장이 났을 때 그때그때 고치는 방안보다는 전체적인 교체 시기를 예상하여 미리미리 정기적으로 바꾸어가는 매뉴얼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고장이 날 확률은 줄어들 수 있지 않겠는가?
제주하수처리장: 좋은 의견이다. 우리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애쓰고 있다.
참여환경연대: 근본적으로 유입량을 조절하고, 하수처리장 처우와 시설도 개선되어야 한다.
이번 역류 사건의 원인은 무엇인가?
제주하수처리장: 처음 밖으로부터 오는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 유입하는 유입펌프가 4개 가동된다. 평소에는 세 개 정도가 가동되고 양이 많을 때는 네 개가 가동된다. 당일 날은 3개가 가동되고 있었다. 4개 가동될 정도의 오수가 유입되고 있었는데, 유입해야 하는 오수의 양을 측정하는 수위계가 고장나는 바람에 3개만 가동되었고 그래서 나머지 물들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근처 오수 맨홀과 호텔에서 역류하며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여기서 수위계란 물의 높이를 측정하는 기계를 말하는데, 수치가 높으면 오수가 많이 유입하고, 수치가 낮으면 오수가 적게 유입되는 것이다. 초음파 수위계가 측정한 수위가 전산에 전달되어 자동으로 펌프 가동을 결정케 되는데, 그날 초음파 수위계는 오수에 잠겨 작동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머지 추로 움직이는 수위계가 있는데, 이마저도 당일 와이어가 걸리면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전산상으로는 수위 5미터가 기록되어 있었고, 당일 하수처리장으로 밀려
들어온 수위는 6미터에 가까웠다. 6미터 수위량의 오수를 처리하려면 유입펌프가 4개 가동되어야 하는데, 수위계 고장으로 5미터로 인식된 탓에 유입펌프가 3개밖에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주변 호텔의 민원이 있기 전까지 한 시간 가량 그렇게 오수가 역류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그 한 시간동안 역류 및 방류된 오수는 백 톤 정도로 추산한다
제주참여환경연대 : 회천매립장 침출수(쓰레기 따위의 폐기물이 썩어 지하에 고였다가 흘러나오는 물)와 탈리액(음식물 쓰레기의 슬러지를 제거하고 남은 액체)이 하수처리장으로 바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때문에 하수처리의 부하가 더 심하게 걸리는 것은 아닌지?
제주하수처리장: 회천 매립장의 침출수와 탈리액을 한데 모아 처리하는 1차 정화시설이 지난 겨울 폭설로 천장이 내려앉았다. 4000톤의 양을 정화하는 시설인데, 현재까지도 수리 중이다. 올해 안에 수리가 마쳐질 것으로 본다.
현재는 매립토에 침투시킨 뒤 나온 탈리액과 정화되지 않은 침출수가 합해져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며
제주하수처리장에 도착하여 현장을 둘러보았을 때, 냄새는 심하지 않았다. 정화가 마무리된 하수들은 예상보다 맑았다.
지난 여름 오수가 무단 방류되었던 그 때, 이곳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온도가 내려가고, 비수기가 지난 덕에 정상화되었다는 대답을 반복하지만, 그간 기준치 5배 이상의 오수가 200일 가량 무단 방류되었던 것, 똥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 지금 듣는 설명이 전부일까라는 의혹을 버릴 수 없었다.
전문가 TF 팀이 결성되었다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그들의 존재감이 커 보이지 않았다.
총 36명의 제주하수처리장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묻기엔, 현장은 너무 열악했다. 그들의 말처럼 그릇은 작은데 담아야 할 하수는 너무 많다. 난개발이 멈추지 않으면 기술적 방법의 어떤 대안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내년 여름이 되면 다시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다.
진동하는 악취, 정화되지 않은 똥물. 그리고 하루 6만 명의 인원이 유입되는 오라 관광단지 사업.
하수처리 과정에 대해 자세히 묻고 답하고 있다.
최종 정화된 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전의 모습이다. 현재는 상대적으로 맑은.
고장난 수위계를 살펴보기 위해 내려가 보았다. 오수가 넘쳐 슬러지가 가득한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