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논 평>
목적없이 표류하는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
개발 관행 철저히 개혁하고,
실패에는 도의원 직을 걸어야
신화월드의 하수역류사태로 촉발된 제주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는 2019년 전반기를 다 넘기고서야 대규모 사업장 방문을 통한 청문을 시작하고 있다.
어제 20명의 행정사무조사 특위 위원들이 대규모 사업장을 방문하여 질의한 시간은 1시간 씩에 지나지 않아, 위원 1인당 질의 시간이 3분 정도로, 부실한 조사가 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사전 준비가 충실히 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단적인 예로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사업장을 방문한 특위 위원들이 질의 중에는 ‘동물테마파크 사업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은 ‘그럴 생각이 없다’라고 일축하였다. 법적인 강제가 불가능한 요구에 무성의한 답변을 보며 이럴려고 행정사무조사를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제주도의회의 이번 행정사무조사는 단순히 정해진 대규모 개발사업장을 점검하고 호통치는 목적에 있어서는 안 된다. 신화월드의 하수역류사태는 근본적으로 하수처리능력을 무시하고,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와 제주도의회 동의를 거친 상수사용량 원단위를 제주도지사와 JDC가 기관협의를 통해 무단으로 낮추어서 발생한 것이다. 제주도지사와 JDC이사장이 연루되어 있는 제주도 행정 전체의 문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제주도지사와 JDC 이사장은 행정사무조사 특위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제주도의회를 무시하는 것이고,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마땅히 도민을 대신하여 꾸짖고, 도민의 부름에 응하게 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잘못되어 온 개발 관행을 바로잡는 목표는 잃고, 몇몇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큰소리치는 것으로 행정사무조사를 끝내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원희룡 도정은 겉으로는 환경보전을 위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막았다고 자찬하지만, 하수가 역류하고 상수도가 마르고, 지하수가 고갈되는 집권시기에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려 없이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사업(대부분 타운하우스)과 숙박시설 허가를 남발하였다. 오히려 이전 도정보다도 허가 건수가 많다. 원희룡 도정은 이제야 비로소 2020년까지 준공허가를 미룬다던지 하는 기만적인 술수로 도민을 속이려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의회는 원희룡 도정기간 허가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사업과 숙박시설 허가에 대해 전수조사하여 도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려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관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만약, 제주도의회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는 부실 조사로 행정사무조사를 마감하려 한다면, 스스로 도의회직도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2019. 7. 17.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이정훈. 최현. 홍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