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여론에 흔들림 없는 선정위의 공정한 결정을 촉구한다!
2005년 APEC 정상 및 각료회의 개최도시 선정문제와 관련 ‘정치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APEC개최도시 선정위원회는 지난 20일 결정키로 한 개최도시 선정문제를 오는 26일 5차 회의로 연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배경에는 정치성 문제를 제기한 부산지역의 여론과 이에 따른 오거돈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결정연기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먼저 APEC 개최도시 선정문제가 정치성 논란에 휩싸이는 데 대해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부산지역의 정치성 문제제기의 배경에는 선정위의 국익차원의 공정한 심사여부와 상관없이 ‘일방적 부산지역 유치론’이 자리잡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산지역의 경우 총선 이전에는 ‘조기결정론’을 요구하다, 총선이 끝난 지금에 와서는 정치적 논란 운운하면서 ‘연기론’을 펴는 것은, 그 자체가 ‘정치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부산지역의 시민단체들 조차 ‘분권’이나 ‘국가균형발전론’을 들먹이며 APEC 부산유치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원칙 하에 개최역량과 동남경제권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부산에서의 개최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이를 파급력이 큰 국가정상급의 국제회의를 자기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순수한 애향심의 발로라고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분권’이나 ‘국가균형발전’론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라도 특별하게 고려될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분권론의 시각에서는 특별자치지역으로 명명된 제주가 합당하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도 국토발전구상에서 국제적인 휴양관광 회의산업육성지인 제주가 합당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APEC 유치와 관련한 논란을 보면서, 이것이 자칫 지역이기주의에 근거한 희망사항의 표출이거나 감성적 애향심에 기초한 일방적 유치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가급적 입장표명을 자제해 왔고, 오로지 대한민국의 ‘국익’에 기초한 공정한 선정기준에 따라 개최지가 결정되기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작금의 부산지역의 행정과 언론,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은 애향심의 수준을 넘어서 다분히 지역이기주의에 근거한 편향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
우리는 APEC개최도시 선정에 대한 부산지역의 정치성 문제제기가 또 다른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한다. 아울러, 지역간 과열경쟁으로 비화되는 것 또한 우려하며 서로 냉정을 찾기를 호소한다.
아울러 선정위도 지역 여론이나 요구에 의해 운신하기 보다는 오로지 ‘국익’을 고려하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도 엄정한 심사로 최종결정에 임해주길 촉구한다.
2004. 4. 21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고호성․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