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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전·현직지사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과 관련한 논평


민주노동당제주도지부·민주노총제주본부·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제주경실련 제주여민회·제주주민자치연대·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 (8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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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참여환경연대 (담당 고유기 사무처장 753-0844) 날짜 2003. 11. 2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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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지사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과 관련한 논평
- 진실을 호도하는 서명운동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

최근 전·현직 지사의 선거법 위반 관련 사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도내 일부 관변단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명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먼저, 편협한 인물론과 왜곡된 지역발전론을 근거로 법이 규명한 진실을 거꾸로 돌리려는 일부의 이러한 시도에 대해 안타까움과 더불어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사회를 막론하고 지역의 기득권을 기반으로 그 지위를 영위해 온 정치인들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들이 때로는 '구태 정치인'의 이름으로 정치적 심판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을 자초해 스스로 정치의 업(業)에서 물러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제주의 두 전·현직지사를 마치 이런 정치현실의 '예외자'인냥 묘사하고, 심지어는 제주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아까운 사람들"로 미화하며 이들의 선처를 법외적 논리로 호소하는 것은, 그 자체로 법질서와 '만인의 법'으로서 평등의 원리를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설령 서명주체들이 주장하듯, 전·현직 지사의 판결로 제주사회가 "선거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된다 해도, 오히려 두 전·현직 지사의 과오에 대한 판단이 잘못된 관용과 선처로 묻혀지는 것 보다 백배 낫다는 판단이다. 이렇게 될 때 과연 누가 선거법을 지키려 하겠는가?

전·현직 지사의 위법한 행위를 무마시키려는 시도는 그 어떤 이유로도 결코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며, 오히려 더 큰 사회적 갈등만을 재생산해낼 뿐이다. 때문에 지금 보이지 않게 진행되는 일부 관변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서명운동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한편, 지금 서명운동은 특정세력의 사주에 의해 동원된 것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미 언론보도 등에 의해 서명자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서명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요청에 의해 서명에 참여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작금의 서명운동이 표면상으로는 두 전·현직 지사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으나, '도정 공백'과 재선거 등에 의한 혼란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현 도지사의 구명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리장 등 행정의 기층조직이 동원대상이 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만 봐도 그렇다. 만일 이러한 문제가 사실이라면 이는 특정 정치인의 구명에 행정조직이 동원되고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주도민의 정치의식과 자치역량은 이미 전·현직 지사의 선거법위반 판결과 같은 정치적 변동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으로 인한 도정공백과 예상되는 재선거 등이 제주사회를 큰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는 이들의 주장은 명백한 여론호도이며, 특정세력에 의한 얄팍한 정치적 술수일 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어떠한 이유와 논리로도 법이 구현한 진실을 거꾸로 돌리는 시도는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지금 벌어지는 서명운동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2003.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