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삭도검토위원회의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허용 보도'에 따른 해명 보도자료
어제(6월 12일) 언론에 보도된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허용' 기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이를 바로 잡고자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합니다.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관광용 삭도'를 공원시설에서 삭제해야함을 주장해온 우리는 어느날 갑자기 '환경보전을 위한 삭도'라는 가면을 쓰고 등장한 '관광용 삭도'로 인하여 국립공원이 또다시 훼손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30일 제 7차 삭도검토위원회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자연공원내 삭도의 필요성 유무 및 타당성 조사·연구'에 대한 2차 중간보고는 받고 이에 대해 논의한 후, 향후 일정을 공유하는 회의를 하였다.
연구원은 중간보고에서 '자연공원내 삭도 설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 제2조(공원시설) 제5항에 삭도가 공원시설의 하나로 나열되어 있어 설치 자체를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으나, 특히 국립공원의 경우는 그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삭도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 작업을 진행하여 8월 초에 공청회를 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또한 연구원은 완결된 결과는 아니지만 진행중인 평가지표 항목의 일부를 발표하며 녹지자연도 8등급, 고산대, 국토생태네크워크 형성지역, 동물 집단서식지, 아고산지역, 문화재보유지역, 주요 경관지역 등(5개 평가분야 26개 대항목별)에서는 삭도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는 연구원이 중간발표를 통하여 국립공원내 삭도 설치의 가능성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판단한다. 이는 지표 중의 하나로 제기된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지역은 불가' 항목만 보더라도 명백해진다. 녹지자연도 8등급이란 원시림 또는 자연식생에 가까운 이차림지역으로 나무의 나이가 약 20~50년인 지역을 말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삭도가 추진되려는 지역인 한라산국립공원(영실 부근에서 해발 1천700m인 윗세오름 부근까지의 3.46㎞ 구간), 지리산국립공원(온천랜드-성삼재-노고단을 잇는 4.8㎞ 구간), 설악산국립공원(오색-대청봉을 잇는 3.5㎞ 구간) 등은 모두 녹지자연도 8등급이상의 지역이며 특히 절대 보전이 필요한 아고산지역이다.
즉, '녹지자연도 8등급' '아고산지역'이라는 2가지 평가 항목만으로도 현재 삭도가 추진되는 지역에서는 삭도 설치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을 연구원이 1차 제시한 50여개가 넘는 세부 항목으로 평가했을 경우 그 결과에 대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후 연구원은 '삭도 설치 불가'의 근거를 명확히 하기위하여 지표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일부 삭도찬성론자들이 말하는 관광객의 일시적 증가 등에 따른 환경훼손 최소화나 친환경적인 노선 설계 등은 한마디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 먼저 마시는 꼴이다.
우리는 국립공원에 대한 몰이해와 건설이익에 눈이 먼 국립공원내 삭도추진론자들의 여러 궁색한 변명을 모두 거론하고 싶지 않다. 또한 삭도 추진의 초기 의도가 '국립공원 보전'과는 무관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국립공원 보전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 삭도인양 요란을 떠는 모습에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 운영되는 삭도의 전망없는 현실을 외면하면서 그리고 학술 및 군사적,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가 아니고는 허용되지 않는 국립공원내 자연보존지구에 삭도를 설치하려는 모순을 안고 삭도 설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만을 상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취락지구나 집단시설지구가 아닌 국립공원 지역에서의 삭도 설치 불가는 이미 내려진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환경부는 마치 제 3자인양 뒷짐진 자세를 버리고 국립공원내 삭도 설치 문제의 원천적 해결을 위하여, 자연공원법에 명문화된 공원시설 중 '삭도' 항목을 삭제할 것을 촉구한다.
2003. 6. 13
국립공원제도개선시민위원회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그린훼밀리운동연합,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연합, 대한불교조계종국립공원제도개선특별대책위원회, 대한불교전국산악인연합회, 대한산악연맹, 두레생태기행, 불교환경연대, 생명의숲가꾸기국민운동, 생태보전시민모임, 우이령보존회, 지속가능개발네트워크한국본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불교환경교육원, 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