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관광단지 미국 SCI사 투자유치 최근 동향과 관련한 입장
미국 SCI사에 의한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내 이른바 '제주라스리조트' 개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당초 '관광진흥법'개정을 통해 추진하려던 외국인전용카지노 사전허가제를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개정안에 우선 반영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 만큼 정부 관계부처와 제주도, 관광공사 등 관계당국이 이번 투자유치 건에 얼마나 적극적이며 노심초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외자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절차와 과정을 도외시 한 채, 관련법까지 즉흥적으로 고치면서 외국자본의 요청에 따르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그 동안 언론보도 등에서 지적되었듯, 투자의사를 밝힌 미국 SCI사의 실체와 투자역량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가 요구한다고 관련 제도의 개선에 먼저 나서는 것은 자칫 무분별한 외자유치론의 '함정'에 빠질 우려마저 없지 않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대다수 제주도민이 SCI개발 구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편적으로 기사화되는 언론보도로 추측할 뿐, 제주관광의 미래를 뿌리채 바꿔 놓을 수 있는 초대형 개발구상이자, 어떤 측면에서 보면 제주도 내에 또 다른 소왕국(SCI왕국)이 건설될 수도 있는 이 거대 프로젝트에 대해 정작 제주도의 주인들인 도민들이 그 정보에 소외되어 있는 것이 합당한가?
이런 측면에서 현재 정부가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개정안에 '카지노 사전허가제'와 같은 중대한 내용을 도민의견도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내용도 공개하기 전에 법 먼저 처리한다? 이는 제주개발의 주체인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 관계당국이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면 먼저 사업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한 후 도민들의 의견을 물어 법개정 절차에 나서는 게 옳다.
더불어, 그동안 관계 당국과 SCI간 주고받은 이른 바 '협상결과' 및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도 공개해야 한다. 그간 보도를 종합하면 SCI 측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외에도 카지노 법인세 10년간 면제, 150m에 달하는(40층 규모) 호텔 건축을 위한 용적률과 건폐율, 고도제한의 해결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각의 사안들이 그 환경적 문제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예민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는 이번 미국 SCI사에 의한 투자유치건이 그 규모와 내용이 갖는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기개발된 '관광단지 수용론'으로 정당화되거나, 침체된 지역경제를 이유로 전가의 보도처럼 미화되는 것을 경계하며, 3조원이라는 투자규모를 의식한 '끌려다니기 식' 태도에서 벗어나 절차적 정당성에 충실한 논의로 거듭나길 촉구한다.
2003. 9. 1
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