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장 2002년 3/4분기 업무추진비 공개 논평
김태환 제주시장이 오늘 올 3/4분기분 업무추진비를 공개했다.
업무추진비 공개는 김태환 시장의 민선3기 공약이기도 하지만, 업무추진비 공개
여부가 현재 본회에 의해 대법원 판결에 맡겨진 상태에서, "법원 계류중"이라는
이유로 공개자체를 꺼리는 제주도 등 타 자치단체와 달리 대법원 판결 이전 시
점에서 자치단체장 결단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높이 사고자 한다.
그러나 그 공개결과에 대해서는 실망이 먼저 앞선다.
단순 총액차원을 넘어, 항목별 사용내역을 공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중
요한 관련근거, 즉 사용내역에 따른 증빙자료 수준의 공개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2억2천여만원에 이르는 석 달동안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A4용
지 6장분량에 불과하다. 물론 분량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이는 그 자체
로 성실공개 여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공개가 이뤄지려면,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따른 지출결의서, 지급결
의서,현금출납부, 품의서, 내부결재서류 등 관련서류와 이에 첨부된 영수증 등
증비자료 일체가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실국별로 편성된 실국장 업무추진비도
동시에 공개되어야 한다.
이미 전국의 지자체장과 심지어 대법원장까지도 증빙을 포함한 업무추진비 공개
에 임한 바 있다. 이렇듯 업무추진비 공개는 이미 민선2기부터 하나의 대세로
형성돼 있고, 그 공개수준도 증빙서류까지 세세히 공개하고 있다.
정기적인 업무추진비 공개로 행정의 투명성과 예산절감을 기하겠다는 제주시의
이번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자칫 지금 수준의 공개방식은 오히려 업무
추진비 사용을 놓고 또 다른 의혹과 시비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제주시는 민선3기를 맞아 선도적인 업무추진비 공개에 나선 만큼, 이번
기회가 업무추진비 공개의 제대로 된 전기가 될 수 있도록, 보다 세세하고도 성
실한 공개에 나서 주길 바란다.
이와 관련, 참여환경연대는 조만간, 제주도는 물론 제주시에도 정기적인 업무추
진비 공개를 제도화 할 수 있도록 관련조례제정운동에 나설 것이다.
2002. 10. 4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조성윤·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