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병원 파업사태가 80일을 넘기고 있다.
최근 우리는 파업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노사간의 실무협상이 이뤄진데 대해 주목해왔다. 비록 내용적으로는 당장 성과가 없었지만, 이번 협상이 병원정상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협상과 관련한 특별한 이유도 없이 병원측의 거부로 인한 결렬로 무산되고 말았다. 나아가 병원 측은 실무협상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급작스럽게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파업조합원 전원을 징계위에 회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대책위는 한라병원측의 이러한 처사가 종국에는 파업사태를 극단으로 몰고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더구나 파업사태 해결을 바라는 도민사회의 관심과 참여에 대해 여전히 "경영권과 인사권 침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마치 병원경영에 국한된 일인냥, 도민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경악케 한다.
특히, 노조의 연봉계약직의 고용보장을 마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파업사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미 한라병원 파업사태의 해결을 바라는 도내 여론은 이번 파업사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따라서 한라병원은 지금이라도 사태해결을 위한 노조와의 교섭복원에 성실히 나서주길 간절히 바란다. 만일 병원측이 공권력과 진행중인 민형사 고소고발에 그 해결을 맡기고 있다면, 차후 벌어진 극단의 사태에 대해서 그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임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2002. 8. 19
칼면세점·한라병원 노동자 고용안정과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제주지역 시민단체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