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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우근민지사 성추행논란 사건 피해자 등 명예훼손 혐의 관련


우근민지사 성추행논란 사건 피해자 등 명예훼손 혐의 관련
제주지검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참여환경연대 논평

우근민지사 성추행논란 사건과 관련해 우지사가 피해자와 제주여민회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여부에 따른 검찰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관련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그 동안 이 사건과 관련 온갖 억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제주사회가 첨예한 갈등과 분열로 소용돌이쳐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가 제주지방검찰청으로 넘어간 이후, 검찰이 본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힘으로써 제주사회가 이 사건으로 인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이 초래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했다. 이를 위해 검찰의 모든 수사력은 성추행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리는 문제에 집중되어야 하며, 모든 도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정치적 음모론에 대해서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유일한 쟁점은 성추행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 정치적 음모가 개입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는 결국 성추행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문제의 본질인 성추행사실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유보한 채 검찰 스스로 비켜감은 물론, 음모론에 초점을 맞춘 조사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이로서, 그 동안 검찰조사를 통해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길 원했던 도민사회는 갈등과 논란만 더욱 증폭되게 되었으며, 검찰 스스로 이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면키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참여환경연대는 이번 검찰조사 결과 드러난 다음의 분명한 사실과 관련한 당사자의 사과와 책임을 묻고자 한다.

첫째, 이번 사건과 관련 그 동안 우지사는 고모씨의 '어깨만 만졌을 뿐' 가슴에 손을 댄 바는 없다는 주장을 해 왔다. 그러나,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어떤 형식으로든지 우지사의 손이 피해자의 가슴에 닿은 것은 사실로 보여지므로, 제주여민회의 주장이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없고 따라서 명예훼손 혐의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즉 '고의적' 성희롱 여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어깨에 손만 얹었다"는 우지사의 주장은 거짓임이 입증된 것이다. 우지사의 무고죄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 일부 언론의 주장처럼 성희롱 혐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블라우스 단추' 등 일부 표현이 과장된 것으로 보여져 무고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검찰이 밝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는 그 동안 만약 이 사건이 정치적 음모와 관련이 있다면 그것은 다음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했다. 첫째는 피의자가 고소인을 1차 면담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에 대하여 마스터플랜이 세워져 있었던 경우이며, 이는 있지도 않은 성추행 사실을 날조하여 고소인을 곤경에 빠트리는 것이 그 음모의 핵심이다. 둘째는 사실이 발생한 이후 정치적 이용을 목적으로 그 정보를 접한 일단의 정치세력이 그것을 천재일우의 기회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이 사건에 접근했을 가능성이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후자로 사실임이 판명됐다. 이에 대해 신전지사는 오늘자 제민일보 인터뷰를 통해 법률적 자문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 여성의 성추행과 관련한 인권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건으로 도민사회를 분열의 파국으로 몰아 넣은 당사자로서, 우근민 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는 그 사실여부가 입증된 만큼 도민과 피해자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이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2002. 5. 7

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