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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감사원 결과에 따른 환경단체 공동 긴급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제주도, 제주시, 남제주군에 대한 2001년도 감사원 일반감사 결과에 따른
환경단체 공동 입장


감사원이 작년 6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 제주도, 제주시, 남제주군에 대한 일반감사 결과, 제주도 개발실태에 대한 39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드러났다.

먼저,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는 민선 1, 2기를 통틀어 기회만 있으면 내세우던 제주도의 ‘선보전․후개발’의 실체가 얼마나 허구에 찬 구호에 불과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감사원 감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1) 1997년 9월, 20억원을 들인 중산간보전 용역이 완료되기 전 중산간의 난개발을 막기위해 1995년 12월에 제정된 “중산간지역 오염우려 시설물 설치제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1996년 4월 ~ 1997년 9월 사이에 농림지역 및 준농림지역 1,131만㎡에 대한 국토이용계획변경으로 7개의 골프장과 2개의 관광지구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하였다.

2) 중산간 용역의 결과에 따른 “중산간지역관리보완지침”을 1997년 9월 제정해 놓고도, 같은 해 바로 직전 신청된 4개 골프장 조성사업을 “사업계획이 확정돼 인․허가 승인신청이 접수된 사업” 이라는 이유로 예외규정까지 만들어가며 국토이용계획변경을 결정하였다.

3) 그렇게 결정된 11개 골프장 중 2개 골프장은 이미 토지형질변경이나 산림훼손으로 자연환경파괴를 초래하였고, 나머지 6개 골프장과 1개 관광지구도 이런 우려에 노출돼 있다.

4) 1995년 12월부터 2001년 6월 사이에 총 23개의 업체로부터 신청된 골프장 개발사업과 관련, 개발대상에서 제외되는 녹지자연도 6등급 이상 면적이 포함돼 있었는데도 이미 16개 사업을 승인해버렸고, 앞으로 7개 사업도 추진될 경우 6등급 이상 면적 53만㎡가 골프장 등으로 개발될 우려가 있다. 특히, L골프장의 경우 녹지자연도 7등급 지역 5만9천여㎡를 골프코스 등으로 개발토록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이뤄졌으며, 2001년 7월, 이러한 환경영향평가협의가 국변결정과정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걸 알면서도 개발사업 시행을 승인하였다.

5) 제주도 환경국은 H개발주식회사의 환경영향평가와 관련, 당시 환경보전자문위의 심의내용을 결과와 다르게 업체에 통보하고, 이에 따라 보전되어야 할 자연림 27,000㎡를 골프코스로 개발하도록 사업시행 승인 하였다.

6) Y개발주식회사 외 2개업체에 의한 오라관광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제주도건설종합계획심의회가 숙박시설부지면적을 오름과 골프장을 제외한 20% 이내로 하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319,847㎡가 추가된 면적으로 개발사업을 승인하였고, 더구나 관광지구에 편입된 도교육청 관리 공유지에 대한 교육감의 회신이 없는 상태에서 개발사업을 승인 하였다.

7) 송악산 관광지구에 포함된 도시공원을 숙박시설 등이 설치 가능한 군립공원으로 중복편입요청한 남제주군의 구역변경 승인요구에 대해 이를 그대로 승인해, 도시공원이 해제된 것이 아님에도 중복지정된 구역에 호텔 2동과 빌라콘도미니엄 1동이 설치되는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하였다. 또한, 도시공원 구역 중 절대보전지역을 종합개발계획 변경에 의해 유희시설이 가능토록 하고 이 지역에 놀이시설, 해저관람시설, 삭도, 모노레일 등이 설치될 수 있게 하였다.

8) 제주도 관내 철새도래지 3개소에 설정된 조수보호구를 지난 1993년 1월 해제하고, 남군 해안일대 일부를 “도시지역”과 “유원지”로 지정, 개발이 가능토록 하였다.

9) 해안 오염원이 되는 양식장에 대해 실시토록 한 환경영향평가 대상 시설면적의 기준을 지난 95년 3,300㎡에서 5,000㎡로 완화하고, 97년 1월부터는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여 현재 침출수 허용기준 마련 등 대책없이 모두 228개의 양식장이 난립되어 제주해안을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제주도 개발정책이 개발위주의 난맥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명백한 근거가 될뿐더러, 제주도 등 개발당국의 마인드가 관련지침 위반, ‘예외규정’까지 동원한 무리한 개발사업 추진, 사업자 위주의 개발편의주의로 10년전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제정된 제주도개발특별법의 기본취지마저 흔드는 개발지상주의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는 이번 감사원 결과와 관련 다음과 같이 공동의 입장과 요구를 밝힌다.

첫째, 제주도지사는 이번 결과에 대해 도민 앞에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의 엄중 문책등 책임을 묻는 강력
한 조치에 즉각 나서라 !

제주도는 그 동안 기회만 있으면, 환경보전의 의지를 공공연히 내세웠고,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환경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 감사결과는 그러한 도의 의지가 사실은 마구잡이식 개발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감춰진 수단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자화자찬하며 무릇 고무됐던 최근의 제주도 ‘환경부문 우수기관’ 선정은 참으로 웃지못할 ‘넌센스’에 불과하다. 나아가 ‘환경관리 시범도’ 지정 추진이니 하는 것 등도 이런 결과 앞에서 사실은 국고보조금 좀 더 따내려는 유치한 발상에 지나지 아니하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청 일각에서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민선 2기와 무관하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듯 하다. 그러나 이미 결과에 드러난 환경파괴 방관, 묵인, 난개발 조장 사례 등은 바로 작년까지 이어지고 있고, 따라서 현 도정을 책임지는 제주도지사의 대도민 사과는 마땅한 수순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감사결과에 나타난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국토이용계획 변경, 환경영향평가 협의, 사업시행승인 등 개발사업 과정의 부당사례 들은 그 수위가 편법과 위법행위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따른 분명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례들을 만들어낸 관련 책임자의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 한편, 이번 감사결과는 수년전의 위법사례까지 포함하고 있어 혹여 “징계시효 초과”를 이유로 적당히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관계 당국은 납득할만한 수준의 책임을 묻는 조치를 보여야 한다.


둘째, 제주도 등은 이번 감사결과에 따른 감사원의 ‘처분요구’를 조속히 이행하고, 그 결과를 성실히 공개
하라 !

감사원의 처분요구서가 바로 오늘을 전후해 제주도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제주시, 남제주군은 감사원의 처분요구를 성실히 이행하고, 조치된 사항과 이행결과를 도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나아가 제주도는 이번 감사결과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문제가 된 관광지구와 골프장 사업 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최소한 감사결과에 따라 재검토가 필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96년 이후 ’98년 12월 까지 국변결정된 11개의 골프장과 2개의 관광지구 중, 아직 개발사업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6개의 골프장과 1개의 관광지구
- 이미 개발사업승인 이뤄졌다 할지라도 녹지자연도 6등급 이상 면적이 포함된 골프장과 관광지구
- 1999년 12월 30일 사업시행 승인된 오라관광지구의 재주도종합건설계획심의회의 면적제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숙박부지에 포함시킨 면적(319,847㎡)에 대한 대책과 도교육청 관리 공유지 대책
- 골프장 골프코스 개발에 포함된 채 사업시행승인이 이뤄진 L골프장의 녹지자연도 7등급 보전면적(59,884㎡)에 대한 대책
- 송악산 관광지구에 대한 지구지정 취소 등 전면 재검토 (최소한 도시공원과 군립공원으로 중복지정된 지역의 공원조성계획 해제, 집단시설지구의 자연보전지구 등으로의 환원)
- 철새도래지 조수보호구역 재지정
- 양식장 침출수 허용기준 마련, 양식장 시설 신고제의 허가제로의 환원 등

또한, 차제에 제주도는 지금 추진 중인 모든 관광지구, 골프장 개발사업의 실태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나서야 한다. 이번 감사 감사결과 드러난 편법․위법적 개발추진 사례는 제주도가 추진하는 잘못된 각종의 개발사업 중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감사원 보도자료 상에서도 감사결과 모두가 적시되고 있지는 않다. 알아본 바에 따르면, 수망관광지구 등 타 관광지구도 감사 지적사항에 포함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여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묘산봉 개발지구에 대한 감사원 보도자료상의 내용에 대해서 제주도는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제주도는 앞서의 의구심을 불식하고, 이번 감사결과의 책임있는 해명을 위해서라도 지금 진행 중인 모든 개발단지, 지구와 골프장 등 관광개발사업의 실태에 대한 투명하고도 솔직한 공개에 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송악산 관광지구의 지구지정 취소 등 개발정책 철회를 요구한다.
송악산 개발문제는 이미 도내 가장 주요한 현안이 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을 뿐 더러 이번 감사결과로 ‘특혜의혹’ 마저 제기되고 있는 바, 지구지정 취소 등 이에 따른 특단의 조치가 차제에 분명히 있어야 한다.

넷째, 제주도의회는 의회가 중심이 되고, 환경․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속한 구성으로 보다 엄밀한 조사와 의혹규명에 나서라 !
이번 감사결과는 제주도 개발사업 추진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불신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심지어 위법부당사례로 지적된 내용 곳곳에서 개발당국과 사업자간의 유착 의혹마저 짙게하고 있다. 더구나 관련자의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냐를 놓고 볼 때, 이 문제가 개발사업의 최종 승인권자 까지 그 책임범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제주도의회 차원의 강력한 진실규명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앞서 지적했듯 이번 감사결과가 제주도 관광개발 추진에 있어 잘못된 사례의 일부라는 의구심이 충분히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의회차원의 대응은 더욱 필요하다.

이상으로, 제주도 등에 대한 2001년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환경단체 공동의 입장을 제출한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일이 지난 민선 1, 2기의 개발정책에 대한 총체적 점검의 기회로 확대해 나감과 더불어, 다가오는 지방선거가 제대로 된 녹색자치 실현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따라서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로 모인 우리 환경단체들은 오늘을 기점으로 환경단체 공동의 시민이 참여하는 (가칭)“제주도 관광개발 시민감시본부”를 구성, 1) 감사결과에 따른 사후조치에 대한 감시활동과 2)감사결과에서 거론된 개발지구와 골프장 등에 대한 밀착 감시활동(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펴 나감은 물론, 3)이러한 일이 재차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관련 제도개선 운동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힌다.

2002. 1. 31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조성윤․이지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김경숙․강영훈․홍성직
예래환경연구회
회장 강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