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합의 없는 무분별한 골프장건설을 반대한다!
15일 말도 많던 국제자유도시 법안이 공개되었다.
본 법안을 공개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합리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하겠다는 도 당국의 공언과는 다르게 당장 국회에 제출한다고 하니, 도대체 도민들을 무엇으로 보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 당국은 본 법안에 도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다 하고 있다. 제주를 '골프공화국'으로 만드는데 도민들의 의견이 모아진 적이 있는지, 21세기 제주의 미래를 결정할 주요한 계획을 이런 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인지 다시 한번 묻고싶다.
현재 우리는 본 법안의 각 조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며, 이와 관련 법안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나중으로 미루되 오늘은 골프장 관련 사안만 긴급히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이 법안 중에는 최근 중앙일간지와 방송에 보도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골프장 관련 특혜 조항이 대한 법안 내용이 있고, 이는 제주도당국이 지난 일간지 보도 이후 논란이 일자 서둘러 '부인했던 사안이다.' 그러나 당시 부인이 법안 발표와 함께 거짓임이 드러났으며, 이는 마땅히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강력히 규탄 받아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는 "세계적 골프관광지"로 육성한다는 방침 하에 기존 개발 중인 골프장 27개소, 이외에 12개 정도의 골프장을 새로 건설한다는 계획은 골프장 난립 우려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제주는 '골프공화국'이라는 오명만 남을 것이며. 또한 내·외국인에게 혜택을 주거나 골프장에 특혜를 주는 조항을 포함시킬 경우 제주 중산간은 골프장으로 뒤덮일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며 더 이상의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다..
첫째, 제주도가 골프공화국으로 전락할 우려이다. 제주 관광개발 방향이 왜 하필이면 골프관광인지, 뛰어난 자연경관과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아름다운 섬인데 골프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길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도민합의는 반드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골프장 농약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 우려이다.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건설한다 해도 중산간 지역이 골프장으로 덮인다면 오염 우려 피할 수 없으며, 또한 '위장된 그린'으로 인한 생태계 연결고리 파괴의 문제는 제주가 갖고 있는 '자연성'을 '인공성'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셋째, 지하수 고갈 우려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제주 지하수 개발적정량의 80%이상을 초과 위험 수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 1개소 당 평균 지하수공 5개정도 뚫어, 평균 1달 3만 톤의 지하수를 사용한다고 했을 때 지하수량에 치명적 영향을 줄 우려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넷째, 골프장이 제주경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데로 법이 개정되면 골프장 내에도 숙박시설 가능하게 되어 있고, 셔틀버스를 이용 공항 - 골프장- 골프장내 숙식 해결 - 라운딩 - 공항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보더라도 골프장 업자만 배불릴 뿐, 제주 관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캐디 고용 정도의 직접 고용효과 및 세수확대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지만 환경을 파괴하고 이를 복구하는 간접비용만 증가할 것이다.
다섯째, 현실성 문제이다. 육지부 골프장 업계의 강력한 저항과 설사 통과된다 해도 제주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여론에 밀려 육지부의 골프장도 점차 제주도와 같은 혜택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는 우리는 제주를 골프공화국으로 만드는 골프장 특혜는 더 이상 안되며, 또한 어제 공개된 제주의 미래를 결정할 자유도시특별법안이 국회 연내통과를 빌미로 도민적 공론화 절차도 없이, 졸속 추진된다면 이에 대한 강력한 도민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1. 11. 16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조성윤·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