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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제주도의 5개 관광지구 지정기한 재연장 결정에 따른


아전인수격 법적용에 근거한 관광지구 지정 재연장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

그 동안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던 도내 일부 관광지구개발이 연장된다는 소
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어제 도청에서 열린 『제주도종합개발계획심의회』
에서 관광지구 지정기한이 이미 지난 오라·수망·신흥·우보악·원동지구
에 대해 사업자측의 요청을 수용해 올 연말까지 관광지구 지정기한 연장을
결정했다 한다.
본회는 먼저 이러한 도의 결정이 제주도개발을 총체적으로 규정하는 모법
인 제주도개발특별법의 관련 규정에 어긋나는 위법한 조치라고 규정하며 즉
각 철회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작년 1월 개정된 제주도개발특별법에 관련 조항 (9조 ⑦항, ⑧항)에 따르
면, "개발사업의 착수기한"은 "개발사업의 시행승인을 얻는 날로부터 2년 이
내"로 하고, "사업착수기한의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1년의
범위내에서 1회에 한하여 사업착수 기한을 연기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이번의 연장조치는 관련법을 사업자의 요구에 맞게 자의적으로 해
석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지정기한이 재
연장된 지구들은 이미 지난 99년과 2000년에 두 차례의 연장승인이 이뤄진
곳들이며, 특히 개정법률이 시행된 지난해 이미 한 차례의 연장승인이 이뤄
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의 재연장 조치는 명백히 관련법을 무시한 초
법적 결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더구나 작년 1월 개정 시행중인 특별법상의 관련 조항(9조 ⑦,⑧항)이, "2
년 이내에 사업을 착수하지 않을 경우, 2년이 되는 다음 날부터 개발사업의
시행승인의 효력을 잃는다"는 개정 전 기존 법률의 관련조항보다 강화된 점
을 상기한다면, 이는 법 개정의 취지마저 후퇴시키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나아가 비단 위법성 여부를 지적하지 않더라도, 재연장된 지구들의 사업부
진이 다름 아닌 사업자의 사업시행 능력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개
발사업자로 하여금 독점적 개발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타 개발
사업자로 하여금 형평성 문제제기의 빌미를 제공하는 전례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식의 개발사업 허가 관행이 지속될 경우, 사업자로
지정된 후 개발은 방치하고 토지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만을 양성하거나,
개발지구 자체가 다른 형태의 비업무용토지로 전락하는 개발사업의 부작용
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지구지정 이후 4년 동안이나 개발이 안되
던 이곳이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어떻게 개발능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약속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특히 우려되는 것은 지구 지정 해제를 피해가기
위해 땅만 파헤친 후 사업을 중단하는 최악의 경우이다. 해당 지구 대부분이
제주 중산간 지역에 입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환경 및 경관파괴의 우려는
더욱 크다. 제주시 노형로터리 소재 신제주관광호텔의 경우가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버텨오지 않았는가?

차제에 우리는 최근 제2차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의
지구지정 관광개발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간의 지구 지
정 방식이 토지가 상승, 개발 자체 보다는 토지가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투기
를 조장함으로써 당초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외부 대자본
중심의 개발에만 기대케 함으로써 특별법 제1조 목적조항에 어긋나는 개발
방식을 고착시켜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최근 검토되고
있는 '사후지정방식'과 소규모 주민참여 개발을 보장하는 패러다임의 수정을
적극 지지한다.
다시 돌아와 이번 결정이 지지부진한 개발사업의 실행을 바라는 차원의 조
치라 하더라도, 그동안 지적됐던 제주도 개발의 부작용이 바로 개발사업자의
시행능력이나 사업의지로부터 파생돼 왔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위법성 소지
가 다분한 이번 재연장 결정은 즉각 철회돼야 마땅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본회는 '연장승인처분 취소청구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
든 방법을 동원해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것을 천
명한다.

2001. 8. 9

참여자치와 환경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