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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발간 『한라산 어제와 오늘』책자관련 케이블카반대도민연대의 긴급성명


제주도는 '제 2의 『사실은 이렇습니다』'와 같은, 케이블카 설치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한라산, 어제와 오늘』이라는 소책자를 즉각 파기하고, 도민여론 조사를 즉각 중지하라!


어제(12월 19일) 제주도 개신교 목사님들의 케이블카 관련 설명회 자리에서 제주도 당국은 『한라산, 어제와 오늘』이라는 소책자를 배포했다. 일찍이 우리는 제주도 당국이 시내 모처에서 한라산케이블카 설치 당위성을 홍보하는 자료를 다량으로 인쇄 중이라는 제보를 입수했으나 사실이 아니기를 내심 기대해 왔는데, 이것이 사실임이 실제로 드러난 것이다.

이 홍보물은 국16절(21cm×15cm)크기의 고급 아트지에다 전면 칼라로 인쇄돼 있으며, 총 12면에 달하는 분량으로, 제작비만 해도 만만치 않은 도민의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 홍보물의 대부분은 그 객관성에 의심스러운 짜맞추기식·주문형 용역이라고 비판받은 국토연구원과 스카이레일사의 용역결과를 인용하며 케이블카 설치의 당위성을 강변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주요한 항목만 나열해 보면, "자연친화적인 케이블카, 한라산 보호를 위한 가장 적극적인 대안", "자연친화적인 케이블카, 한라산 보호에도 기여하고 수익성도 있다"는 내용은 물론, 용역보고서에 제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더 이상 한라산을 아끼고 사랑하는데 논쟁은 필요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첨부 자료 참조)

우리는 이 홍보물을 보며 바로 3년 전인 지난 97년 말 배포된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소책자의 악몽을 떠올린다. 이에 대해, 도당국의 잘못된 행정에 대한 사실을 은폐·왜곡하여 도민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의도에서 제작됐다는, 시민단체 및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아, 결국 당시 지사였던 신 전지사의 낙마까지 이르게 한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었다는 기억을!

특히 이 소책자가 제주도 당국이 도민여론 조사를 통해 케이블 설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를 반대하는 도민들이 많음에도 강행·추진 중인 상황에서 제작된 것을 우리는 중시한다. 여론조사 결정론 자체의 문제점은 수차례 밝혔거니와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만일 여론조사를 한다면 도당국의 '중립적 입장'이 반드시 요구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한쪽에서는 객관적인 여론을 듣겠다 하면서, 한쪽으로는 케이블카 설치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제주도 당국이 의도하는 여론조사가 무엇인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여론몰이로 케이블카를 강행하겠다는 의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제주도 당국에 입장을 밝힌다.

첫째, 본 책자가 어떠한 의도에서, 누구의 기획아래 추진되었는지 밝혀야 한다.
둘째, 본 책자가 몇 부 제작되었으며, 어떠한 용도로 사용되고 배포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셋째, 본 책자의 제작비용은 어떠한 세출항목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쓰였는지 밝혀야 한다.
넷째, 도민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제작된 본 책자를 모두 회수하여 즉각 파기해야 한다.
다섯째, 본 책자의 발간을 통해 제주도 당국이 강행하려는 도민여론조사의 의도가 극명히 드러난 이상, 도민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라!

이상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도민혈세를 이용한 홍보물 제작의 부당성과 사실왜곡을 철저히 밝혀낼 것이다.


2000. 12. 20

한라산케이블카반대 제주도민연대
(상임공동대표 : 안흥찬, 광 조, 조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