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용눈아~’
참여환경연대에서는 매달 그렇듯 이번 달 역시 용눈이오름 모니터링을 다녀왔습니다. 지난달 모니터링에서 탐방로 복구공사가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이번 모니터링은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얼마나 복구공사가 진행되었을지, 어떻게 오름이 보호되고 있을지 생각하면서 말이죠.
탐방로 복구공사 초입부터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복구마대는 주변 지면과 동일 선상에 있을 때 유실의 위험이 줄어드는데요. 용눈이오름 복구마대는 땅보다 높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금방 유실이 될 거라는 뜻이죠.
복구마대에서는 여러 해가 지나면 식생이 자라고 그 식생이 자라 또 다른 오름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요. 사람들이 탐방매트가 아닌 복구마대를 밟고 지나다니는 바람에 공사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곳곳에 터진 복구마대를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복구마대를 이미 식생이 잘 자라고 있는 곳에까지 일괄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었나 묻고 싶습니다. 복구마대에 뒤덮힌 용눈이오름의 모습을 보기가 그저 안타까웠습니다.
훼손된 양상에 맞추어 복구공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10년 이상 훼손된 오름 모니터링을 해 온 우리 단체에 한 번도 조언도 구하지 않고 진행되는 부실한 공사.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용눈이오름과 우리 도민이 아프게 마주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