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일정만을 의식한 채, 실효성 있는 도민의견 수렴을
배제한 국제자유도시 제1차 공청회는 요식행위에 다름아니다.
21세기 제주미래의 상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용역에 따른 기초 윤곽을 검증받는 도민공청회가 계획되고 있다.
우리는 우선 용역 진척율이 20%인 상황에서 기초단계부터 도민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공청회 자체의 취지에 대하여는 공감을 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청회의 시기와 방식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유감을 금할 수 없다. 나아가 오히려 이번 공청회가 국제자유도시와 관련한 도민여론을 왜곡된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와 함께 분노마저 감출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일주일도 안남은 시점에서 공청회 개최가 공고되는가 하면, 실효성 있는 의견수렴을 위한 관련내용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용역은, 그 자체도 제대로 된 도민공론화 과정이나, 사전 타당성조차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을 전제로 착수되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역과정에서조차 제대로 된 의견수렴과 도민합의 과정을 밟지 않는다면, 이는 도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것이 내실있는 의견수렴의 방식이라기 보다는 용역일정을 고려한 형식적 수준의 '설명회' 정도의 과정에 머물 가능성 조차 예상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용역의 마무리 시점에서 여론을 결과마저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도 당국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절차는 물론 기본적인 구상안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착수된 국제자유도시 추진용역이 용역과정에서부터라도 제대로 절차와 방식으로 도민의견의 수렴을 전제로 이뤄져야함을 거듭 강조한다.
1999. 12. 11
참여자치와 환경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회
(공동대표 임문철 신부·김민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