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는 먼저 귀 협회가 추진하는 제주도종합관광홍보물 제작 사업이 침체일로를 맞고 있는 제주관광의 활력을 회생시키고자 하는 관광업계의 자구노력일 뿐만 아니라, 제주관광에 대한 종합적인 홍보수단을 새롭게 마련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기대와 공감을 표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향후 제주를 대표할 관광홍보물 제작이라는 적지않은 규모의 기획으로서 이번 사업은 관련업계 내에서의 효과적인 공론화와 충분한 검토기간 등을 가지고 이뤄져야 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하지만 최근 들리는 소식은 관광업계 차원의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기회가 되어야 할 이번 사업이 관련업계들의 불신과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여져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본회는 관련업계들의 제보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이는 이번 사안이 관련업계의 파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자칫 도민사회의 또 다른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며, 금번 귀 협회의 사업이 원활하고 내실 있게 이뤄지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니 만큼 이에 공개적인 해명 등 적극적인 협조를 바랍니다.
1. 우선 이번 종합관광홍보물 제작과 관련한 업체선정 과정이 정치적 외풍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본회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낙찰된 「연우기획」이 작년 6·4 지방선거 때 현 우근민 도지사 선거본부의 '기획과 홍보를 대행'한 실적이 드러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기획 등 정치마케팅을 주업으로 하는 업체가 선정되었다는 자체가 상식적 판단으로도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미 지난 3월에 제주도와 구두로 계약을 체결, 이번 용역을 준비해 왔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제주도 홍보관련 용역은 이 업체가 대행한다는 소문은 더욱 이번 입찰 공정성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번 결과가 우연일 수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 정치적 논란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앞섭니다.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2. 또한 이번 입찰이 참가한 업체의 경쟁시안에 의한 공개경쟁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탈락된 업체들에 대해서 입찰결과에 대한 공감할만한 수준의 투명한 공개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참가업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공개를 꺼려 더욱 의혹만 사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는 특히 무엇보다도 업체선정기준이 얼마나 객관 타당한가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업체선정에 따른 선정기준과 업체선정과정에 참여한 심의위원회 참여인사들에 대한 공개, 낙찰가 등 낙찰결과에 따른 공개가 즉각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과 해명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3. 본회는 귀 협회가 추진하는 이번 사업이 앞서 밝혔듯이 효과적인 의견수렴과 충분한 검토기간을 가지고 내실 있게 전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회가 접수한 소식에 따르면 7월 12일을 전후한 중순경에 공모를 시작했고, 지난 7월 30일에 업체를 선정했다는 것입니다. 불과 보름을 전후한 시기에 업체공모와 검토, 심사, 선정 등이 이뤄졌다는 것인데, 이는 공정한 입찰이 이뤄질 수 있는가와 관련해 의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공개입찰에 따른 광고 등 사전 공고가 얼마나 충분히 공개적으로 이뤄졌는가지, 또한 공모참여 업체들의 의견반영 기회가 얼마나 보장이 되었는가와 관련한 관련업체의 제보성 의견은 이러한 의구심을 더욱 재촉하고 있습니다. 업체공모 시작일로부터 공모접수가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이뤄졌는지, 또한 공모업체가 제출한 성과품에 대한 브리핑 등 의견진술이 어떻게 보장되고 반영되었는지, 그리고 공모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공모 결정 - 공고- 공모현황 추이 - 심사 - 선정 전 과정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4. 본회는 이번 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관련업계 업체들의 주장이 이러한 경우가 단순히 이번 사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구시대적 관행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얼마 전 도청 공무원들의 하계 업무복 특정업체 수주의혹이 채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과, 앞으로도 제주도 CI개발 용역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계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CI개발 용역 같은 경우는 1억이상 수주업체로 참가자격을 제한하고 있어(물론 컨소시움 형태로 도내 업계의 참여를 가능케 하고 있다 할지라도), 사실상 유수의 육지업체에게 낙찰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이 용역 계획조차 관련업계 사이에서 이미 '내정설'이 나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사정이 되풀이된다면 제주관광을 보다 잘 아는 제주업체는 항상 공개입찰의 들러리 신세를 면하기 어려우며, 나아가 제주관광은 외부용역에만 의존하며 자체 동력을 이끌어낼 수 없는 비전없는 신세로 전락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의혹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제주도 관광산업을 책임지는 일주체로서 귀 협회가 관련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도는 각종 입찰관행의 부조리는 우리사회의 건전한 풍토를 해칠 뿐만 아니라, 시장의 공정질서를 무너뜨리고 관련업체의 사기저하로 인한 관련 산업의 발전을 후퇴시키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본회는 이번 사안으로 인한 관련업계의 의혹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를 바랍니다. 이는 이번 입찰을 주도한 귀 협회 차원에서 이를 입증할만한 분명하고도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가능할 것입니다. 본회의 질의내용은 이번 입찰에 따른 관련업계의 의견을 통해 형성된 것이니 만큼, 이상의 질의 내용에 대한 충족할만 수준에서의 답변과 해명 등은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그로 인한 파장을 사전에 막는 가장 좋은 해결수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귀 협회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립니다.(끝)
1999. 8.5
참여자치와 환경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회
(공동대표 : 임문철 / 김민호)